▲핀란드 헬싱키 카퓰란 음악학교에서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 인근의 한 교회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다. /사진=진선희기자 북유럽 예술교육 민주시민 역량 키워 악기 연주 등 평등한 접근 기회 제공 ○… 최근 국내외 예술교육 현장을 돌아봤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공동기획취재에 참가해 예술교육이 지역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졌다. '예술교육 현장을 가다'란 이름을 달고 ①왜 문화예술교육인가 ②아이들의 예술 놀이터 ③문화시설의 예술교육 ④예술교육이 미래다 순서로 매주 1회 싣는다. …○ ▶도심 예술센터가 아이들의 천국으로 핀란드 헬싱키의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아난탈로 예술센터. 일요일인 지난 8일 오후 2시(현지 시간), 이곳으로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1987년 쓰지않던 학교 건물을 고쳐 만든 이곳은 아이들 천국이다. 학교에서 만들기와 그리기 수업을 하지만 그보다 더 다양하고 충분한 예술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다섯살짜리 사내아이가 손에 잔뜩 물감을 묻힌 채 그림을 그리고, 장애아들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피카소 전시를 보러 발길을 돌린다. 헬싱키의 초등학생은 누구나 한번쯤 아난탈로 예술센터를 거쳐갈 정도로 지역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활발하다. ▶상상력의 원천을 제공하는 예술교육 그곳만이 아니다. 헬싱키의 카퓰란 음악학교는 우리의 음악학원과 비슷하면서도 공적인 영역에서 음악적 감수성을 일깨워준다. 시립도서관들은 새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가동된다. 스웨덴도 다르지 않다. 스톡홀름의 현대미술관은 예술교육을 통해 수동적 관람객에 머물렀던 어린이와 청소년의 상상력을 풀어내고 있다. 비리카가든 시민학교는 아래로부터 생겨난 요구에 의해 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엔 청소년 극단이 꿈을 키워가고 있고,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의 '인생보조' 단체는 장애인과 동행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꾸려간다. 이들의 역사나 운영방식은 저마다 다른 빛깔을 띠고 있지만 한 곳을 향해 걷는다. 어느 곳에 살든, 수입이 얼마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차별하지 않고 건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예술교육을 벌인다는 점이다. 이곳의 예술교육은 예술을 통해 개인의 삶을 스스로 결정짓고 만족도를 높여가는 상상력의 원천을 제공하는 일에 닿아있었다. 입시교육에 매달리는 한국의 공교육에서 예술교육은 딴세상 이야기로 여겨진다. 바이올린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 오래도록 진학을 염두에 둔 사교육 현장과 얽혀있었던 탓이다. ▶창작자만 있고 향유자 없는 현실 2005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설립되면서 변화가 일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예술, 문화산업, 문화재를 교육내용으로 하거나 교육과정에 활용하는 교육을 말한다. 이들 사업은 장애인복지관에서, 미술관에서, 군대에서, 이주민센터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창작 지원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작품이 생산되지만 그걸 향유할 수 있는 사람은 그에 못미치는 현실을 벗어나보자는 뜻이 컸다. 도내에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광역문화예술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북유럽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예술교육의 궤적을 그려가고, 국내에서 공공기관을 만들어 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지닌 '힘' 때문이다. 도화지에 색칠을 하고 악기를 배우는 과정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발견하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밝히는 시민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북유럽 예술교육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그 점을 한결같이 강조했다. 이대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은 "창의적인 자질을 길러내는데 문을 닫아걸고 있는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문화예술교육은 감수성을 키우는 것과 더불어 따뜻한 사회공동체를 실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헬싱키=진선희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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