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7일 돌연 6·2 도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 그 배경과 향후 선거 판도를 놓고 제주 정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불출마 선언에 따른 기자회견을 직접할 계획이었으나 돌연 취소, 대신 부지사가 나와 김태환 지사 명의의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선택'이라는 기자회견문을 놓고 어떠한 일언반구 없이 나갔다. 김 지사는 부지사가 돌린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선택'이라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저의 불출마는 오늘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다"며 "4년 전 도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을 때 이미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도청 기자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김 지사는 "제가 다시 선거에 출마한다면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고 비판을 위한 비판이 이어질 것"이라며 "도정이 흔들리고 도정이 흔들린다면 그 피해는 도민에게 돌아간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주도는 현직 도지사의 출마로 인해 많은 갈등을 겪어 왔다"며 "그런 갈등은 제주사회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도정에 짐이 됐으며 이제 그런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불출마 선언 배경은 무엇인가 17일 김 지사가 기자 회견문을 통해 제기한 "논란에 논란, 비판에 비판, 도정의 짐이 됐다"는 내용은 김 지사가 불출마를 결정짓게 한 배경의 중심이라는데 이론이 없다. "논란에 논란, 비판에 비판"이라는 말을 제주 정가의 논리대로 풀면 김 지사의 사촌 동생 K씨의 뇌물 수수에 따른 검찰 구속이 가장 결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씨가 김 지사의 배경을 힘입어 골프장 인허가 등 각종 인허가에 따른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해당 국장을 움직여 만들어 놨다는 것은 이미 검찰 조사에서도 드러난 만큼 다 아는 것 아니냐"며 "여기에 김 지사가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 제주 정가 관계자의 말처럼 김 지사는 이 같은 의혹에서 사실상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도민 정서다. 특히 제주시장 재직 당시 현대텔콘 개입 의혹을 비롯 지사 선거 당선 이후 선거법 관련 대법원까지 가는 3심에서 검찰에 승소한 이후 이번에는 사촌 동생 문제로 다시 검찰에 의혹을 받는 등 심각한 상태에 몰려 있다. 이런 상태에서 지사 선거에 나선다면 도덕성 문제에서 논란과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더 나간다면 올 연초 김 지사가 기자실에서 밝힌 "선거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4단계 제도 개선 등 제주 도정 발전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는 말과도 연계시킬 수 있다. 지사 선거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논란과 비판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의지와 일맥상통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추진에 따른 도민 갈등과 전국 광역 지자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치러진 주민소환선거도 김 지사의 불출마를 도운 작용점의 하나로 보고 있다. 김 지사는 올해 연말 연초 도내 지방 일간지에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 3위 밖으로 밀린데다 최근 한 중앙 일간지 여론 조사 김 지사는 도지사 선거에 나서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전국 광역 지자체장 가운데 최고 앞자리를 차지해 김 지사를 압박한 것도 불출마 선언의 한 요소로 보고 있다. 특히 김 지사가 도정 운영에 따른 예산 절충과정에서 무소속에 한계, 이번 지사 선거에 여·야 입당을 저울질 했지만 이 역시 뜻대로 되지 않은 것도 이번 불출마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런 저런 복합 요인이 17일 김 지사로 하여금 불출마 선언을 하게 했다는 게 제주 정가의 분석이다. ◇향후 선거 판도 김 지사 불출마 선언으로 향후 6·2 제주도 지사 선거는 어떻게 달라질까. 여기에 제주정가의 촉각이 곤두 서 있다. 연초 도내 일간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가장 선두, 이어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과 김태환 지사가 막상 막하의 순위 다툼을 했다. 현재 김태환 지사의 불출마 선언과 지난달 출마 선언을 했던 현동훈 전 서대문구청장의 경우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사실상 도지사 선거에는 나서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우근민 전 지사가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어떤 영향을 받느냐다. 현재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세대교체론이 급격히 고개를 쳐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 전 지사의 선거 판세 균형이 뒤틀려졌다는 분석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김 지사는 전 우근민 지사의 선거법 위반으로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 차기 선거에서도 무난히 당선된 사례다. 반면 우 전 지사는 당시 정치 라이벌인 신구범 전 지사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당선된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도중 하차, 2009년 8월 복권되면서 명예 회복을 위해 6·2 지사 선거에 다시 나선 경우다. 제주 정가는 "신구범·우근민 전 지사와 마찬가지로 김태환 현 지사도 같은 시대 같은 사람"이라며 "김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도민 정서상 세대교체 바람이 불것이 아니냐"고 전했다. 만약 시민사회단체에서 이 문제를 놓고 기자회견을 할 경우 세대교체 바람은 심상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은 그 누구도 이번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6·2 제주도 지사 선거에서 누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선뜻 애기를 꺼리고 있다. 다만 당선 가능 저울질을 한다면 여·야 공천을 누가 받느냐와 우 전 지사의 움직임이 복합 얽혀진다면 이번 제주 지사 선거 관전 포인트는 현재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연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외에 전·현직 공무원 등 새로운 후보군이 떠오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에는 우근민 전 지사,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김경택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고희범 전 한겨례신문 사장이 출마할 것으로 가장 유력하며 이어 김한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현명관 삼성물산 고문이 지사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으며 이 밖에 전직 고위 공무원들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뉴시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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