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때 시작해 보름여간 국민들을 울리고 웃겼던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김연아가 세계적 스타 반열에 우뚝서면서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가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여름엔 박태환, 겨울엔 김연아. 이 두 선수를 놓고 사람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에서 나와서는 안되는 이상한 아이들." 이들을 폄하하는게 아니라 개인적 노력만으로 세계 정상에 올라 경쟁력을 인정받은 뒤에야 국가차원의 지원을 어느정도 받게된 점을 비튼 표현이다. 베이징과 밴쿠버발로 시작된 대한민국 브랜드 상승은 그다지 많지 않은 투자없이 이들의 개인적 노력에 의해 거저 얻은 결과물임을 꼬집은 것이다. 박태환과 김연아로 인해 우리 국민은 최근 1년 6개월새 두번의 국가적 즐거움과 행복을 만끽했다. 보름여간 국민들에게 엄청난 행복감을 안겨준 우리 선수들은 대한민국의 영웅들임에 틀림없다. 동계스포츠! 무대를 좁혀 제주도로 한정해보자. 우선 떠오르는 단어는 '막막' 그 자체다. 제주는 대한민국 동계체전 역사상 단 한차례도 출전치 못한 유일한 자치단체다. 동계체전 자체가 국민적 관심을 얻지 못해 흔히 말하는 '그들만의 잔치'로 폄하됨에도 그 잔치에 조차 참여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범위를 더 좁힐 경우 지난해와 올해 치러진 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미니 선수단을 출전시킨 사례가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들 선수들 또한 하계스포츠 분야 선수들이다. 도내 스포츠 관계자들과 동계스포츠와 관련해 간혹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때마다 매번 들려오는 대답은 "선수들이 없다. 방법이 없다"는 현실을 바탕으로 둔 하소연이다. 기자가 생각해도 제주 동계스포츠 육성과 선수발굴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속 한가지 의문이 있다. 도내 스포츠계에서는 동계스포츠 육성을 위해 한번이라도 진지한 관심을 가져 봤는가 하는 부분이다. 선수가 없기 때문이라면 동계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선수를 발굴·육성할 의지는 있었느냐는 것이다. 이렇다할 노력도 없이 단지 "선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는 제주도나 스포츠계의 직무유기는 아닐는지.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는 눈이 없는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출전해 세계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우리 제주의 겨울스포츠 환경이 이들 아프리카 지역보단 훨씬 낫지 않을까! "닭(선수)이 먼저냐 달걀(시설)이 먼저냐"는 얘기는 이제 집어 치우자. <김성훈 문화체육팀 차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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