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연교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그래서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다시 찾는다. 오색찬란한 자태를 감상하는 것도 새연교가 주는 묘미다. /사진=강희만기자 사랑 우정 그리고 화합의 발자욱 벌써 100만명 형형색색 다리 거닐다보면 여름 밤 묘미에 심취 천지연폭포 어귀에 들어서면 서귀포 바다를 가르는 하얀 돛단배 한척이 떠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섬에서 섬으로 가는 길에 새연교가 있다. 다리 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랑과 우정, 그리고 화합의 의미가 발자욱으로 남는다. 지난해 9월말 첫 선을 보인 이래 1년도 안돼 벌써 방문객이 100만명에 이른단다. 서귀포시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음이 분명하다. 인근 삼매봉과 외돌개 등을 돌고 오는 올레꾼들도 새연교가 주는 묘한 기운에 매료된다. 장맛비가 내린 후 후텁지근한 기운이 사람을 밀어 새섬으로 유인한다. 커다란 고래의 등을 걷는 것처럼 나무로 된 새연교의 길을 따라 새섬으로 들어선다. 시원한 한줄기 바람과 귓가에 울리는 파도소리가 청량감을 더한다. 순간, 잔잔한 수면을 숭어 한마리가 차고 오른다. 새섬 앞으로 섶섬과 범섬이 좌우를 보좌하고 있다. 본섬에 들어서면 산책길을 따라 시간을 밟는다. 바위 틈에 자란 야생화를 보며 사람사는 세상의 인내를 감지한다. 위태스러운 바위 틈에서 파랗게 질린 꽃망울도 곱다. 새섬은 하나의 커다란 바위로 이뤄진 착각에 들게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섬, 그 위는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커다란 물웅덩이가 여럿 있다. 물가에는 소금쟁이들이 스케이트를 타듯 미끄러져 달아나고 저만치 주황색 점박이 나리꽃도 만개했다. 바위들은 저마다 색다른 형상들을 간직한채 수만년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 섬의 전설을 주절거린다. 한라산이 폭발하면서 이 바다로 내려왔다고. 산책로변엔 볼거리가 많았다. 키작은 갈대는 물론 바다에서 올라와 굴을 파고 사는 게들의 무리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바위색인 검은색 등딱지를 둘렀던 게들이 바다에서 올라와 살면서 흙의 색을 닮아간다. 사진기를 들고 다가서자 녀석이 '밥'을 짓는다. '밥'은 어릴적 바닷가에서 게를 잡고 괴롭히면 게가 거품을 내면 밥을 짓는다고 했다. 저만치 바위틈에서 자란 소나무는 각박한 풍토에 자연스럽게 분재가 되어 있다. 쪽빛 혀를 가진 닭의장풀도 정겹다. 보라빛을 품은 엉겅퀴꽃과 하얀 망초꽃, 나팔모양의 꽃이 피어난 노랑하늘타리(하늘래기)도 보인다. 피마자도 오랫만이다. 간간히 만나는 대나무 숲도 정겹다. 산책로의 끝 지점엔 작은 폭포가 내린다. 새섬의 빗물이 바다로 수직하강한다. 만남이다. 사람들은 새연교에서 만남, 사랑, 믿음의 견고함을 배우고 돌아선다. 새연교 내리막길에 사랑의 편지를 보낼 수 있는 또하나의 명소가 있다. 그리운, 소중한 사람에게 엽서를 보내고 양심껏 내는 돈은 불우이웃에게 쓰여진단다. 참 배려 깊다. 서귀포 주민들은 새연교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단다. 그래서 다시 한번 찾았다. 요즘처럼 장마날씨로 흐린 날엔 밤바다를 가르는 새연교의 오색찬란한 자태를 감상하는 것은 한 여름밤의 묘미다. 한눈에 들어오는 포구의 전경도 아늑하다. 형형색색의 다리를 거니노라면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빰위에 혹은 발길에 맴돈다. 사람을 향한 마음이 잔잔하게 물결친다. 추억 깃든 ‘고향’같은 쉼터 서귀포항 입구 노천카페 ‘로즈마린’ 서귀포항 입구에 있는 노천카페 로즈마린은 '고향'과 같은 존재다. 대략 7년전부터 장사가 시작된 이 곳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명소가 됐다.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혹은 밤바다를 보러 온 주민들, 목을 축이기 위해 들어서는 올레꾼들, 그리고 타지에서 아름아름 찾아온 관광객들까지 인기가 많다. <사진> 그는 "20년전부터 서귀포항에서 요트에 심취해 있던중 로즈마린을 열게 됐다"며 "무엇보다 몇해전 고인이 된 후배가 지어준 이름이라 더 애착이 가는 곳"이라고 말했다. 처음 온 손님들은 대부분 입구에서부터 '구멍가게'라고 말하지만 나갈 때는 '정말 좋은 곳'라고 한단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곳을 단순 편의점식 가게가 아닌 추억이 깃든 '고향'이라 부른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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