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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동아리
[2010 동아리](12)오현중학교 '벅스빌'
과학의 꿈 키우는 ‘벌레왕국’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입력 : 2010. 08.21. 00:00:00

▲앙증맞은 무당벌레 캐릭터 모자를 맞춰 쓴 오현중 김상범 교사(왼쪽에서 세번째)와 '벅스빌'회원들이 사회봉사활동을 위해 영평초등학교를 찾았다. /사진=강희만기자

2004년 결성된 곤충동아리… 연구조사·교육 등 활발
회원 선발 경쟁률 10대 1…각종 과학축전 단골 수상

세계 학계에 처음으로 발표된 우리나라의 곤충은 무얼까. 1847년 영국인 타튬이 보고한 제주홍단딱정벌레다. 국내 곤충의 역사가 제주에서 시작된 셈이다.

제주섬이 품은 곤충자원에 주목하는 10대들이 있다. 곤충 동아리 '벅스빌'이다. '오현중학교 곤충연구소'란 이름이 따라붙는 '벅스빌'은 2004년 결성됐다. 5년 남짓의 짧은 역사지만 동아리에 쏟는 아이들의 열정은 뜨겁다.

지난 19일 제주시 영평초등학교 디지털도서관. 이곳에 '탐나는 벌레왕국'이 들어섰다. '탐나는 벌레왕국'은 '벅스빌'이 어린이집,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방과후 교실 등에서 진행하는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말한다.

'아이 러브 벅스'란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맞춰 입고 알록달록 무당벌레 캐릭터 모자를 쓴 '벅스빌'회원들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딱정벌레로 곤충 표본 만들기, 종이로 사슴벌레 접기, 곤충 캐릭터 책갈피 만들기, 현미경으로 나비 날개 관찰 등 1시간여동안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흔히 곤충을 '징그런 벌레'로 여기지만 해충은 전체의 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우리에게 이로운 곤충이다. '벅스빌'의 사회봉사는 곤충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왔다.

"곤충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고 아이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벅스빌'은 과학문화를 알리는 홍보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2학년 운영책임자인 문희철 학생의 말이다. '벅스빌'은 곤충을 전공한 김상범 교사(이학박사)가 오현중에 근무하면서 만들어진 동아리지만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이끈다. 운영자문역의 김 교사도 아이들과 똑같은 옷차림을 하고 봉사활동에 나선다. 회원은 2~3학년 8명씩 구성돼 학년별로 별도의 조직을 갖췄다. 영평초등교에서 만난 '벅스빌'은 문희철 양경필 고준혁 이기완 임성민 이태균 조민건 김근모 등 2학년생이었다. 이들은 방송팀, 연구팀, 조사팀, 교육팀으로 나눠 전문화된 활동을 펼친다.

'벅스빌'은 창립 이후 전국과학전람회, 제주교육문화축제, 대한민국과학축전 등에 참가하며 이름을 날렸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청소년과학탐구반 연구과제 공모에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즈음 '벅스빌'은 올레코스를 찾는다. 4개 코스를 골라 곤충상을 조사하고 있어서다. 학생들의 제안으로 시작된 연구 활동으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오현중 '벅스빌'은 국내에서 흔치않은 곤충 동아리다. 김상범 교사는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동아리 회원으로 선발된 아이들은 그만한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서 "앞으로 과학동아리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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