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에서 바라본 한라산 전경. 추자도 - 맑은날 한라산 비경 한눈에 쏘~옥 우도 - 에머랄드빛 바다 황홀경에 빠져들어 가파도 - 고기잡이 배 안착한 항구 더없이 아늑 '섬'이라는 글자만 봐도 외롭고 한적한 느낌이 든다. 그 때문일까. 섬을 떠올리면 몸과 마음에 여유가 깃든다. 섬에 가면 편안함보다는 불편함이 많지만 그 불편 마저도 즐기는 여유로 바뀌는 것이 섬의 매력이다. 번잡했던 여름을 평화롭게 정리하고 싶다면 여름과 가을사이인 이즈음 '섬 속의 섬'에서 그 불편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 속에서 가만히 거닐다보면 생각은 깊어지고 마음은 넓어진다. '명품 참굴비'로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는 섬 '추자도'를 비롯해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 그림 같은 섬 '우도', 선사문화를 간직한 섬 '가파도'. 제주에 날아온 섬 '비양도' 등 제주의 '섬 속의 섬'을 소개한다. 선택은 자유다. <추자도> 추자도는 해남과 제주도 본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섬이다. 상추자·하추자·횡간도·추포도 4개의 유인도가 있으며, 주변에는 무려 서른여덟 개의 크고 작은 무인도가 추자도를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다. 추자도의 진면목을 보려면 항구가 있는 대서리를 벗어나 연도교로 연결된 하추자 쪽으로 가는 게 좋다. 해안도로는 추자도의 비경을 감상 할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다. 맑은 날이라면 한라산이 가깝게 보이고 주변 섬들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제주항에서 오전 9시30분에 추자도행 배를 탈 수 있다. 소요시간은 약 3시간 10분. 문의 758-4234. ▲추자도 <우도> 제주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섬.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섬을 노랗게 물들이고 여름에는 비취빛 바다와 사람들로 넘쳐나는 섬이다. 섬의 형태가 소가 드러누웠거나 머리를 내민 모습과 같다고 하여 우도라고 이름지어 졌다. 누군가 색을 칠해놓은 듯한 푸른 하늘과 새하얀 등대, 구멍이 숭숭 뚫린 돌담. 거기에 유채꽃은 그야말로 도화지속 그림이다. 그뿐인가. 산호모래가 훤하게 다 드러나는 투명한 바다의 에머랄드빛은 보는 순간 황홀경에 빠져든다. 우도의 또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은 밭을 둘러싼 돌담이다. 시인 이생진은 시집 '그리운 섬 우도에 가면'에서 생생한 개척정신과 강하고 부지런한 어머니, 사랑이 있는 섬이라고 했다. 우도등대가 있는 우도봉(1백32m)까지는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하다. 우도봉에 오르면 섬을 한눈에 담아 눈속에 넣을 수 있다. 우도봉 정상의 등대공원은 이국땅에 온듯한 분위기를 풍겨준다. 세계 각국의 등대 모형이 설치된 야외전시장도 마련돼 있다. 성산포항에 가면 우도 도항선을 탈 수 있다. 15분이면 우도항에 닿는다. 차를 가져갈 수도 있지만, 자전거·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문의 782-5671, 783-0448. <마라도> 제주에 바람처럼 왔다간 사진작가 김영갑은 이렇게 썼다. "마라도는 참으로 아름다워서 좋다. 섬 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다 볼 수 있어서 좋다. 10분만 걸으면 동서남북 원하는 곳에 가 닿을 수 있다. 일출과 일몰은 보고 또 보아도 볼 때마다 새롭다"고. 맞는 말이다. 섬 전체 면적이 0.3㎢, 해안선 길이가 4.2km.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마라도는 2005년 청정자연환경보호특구로 지정돼 자동차가 없는 섬이다.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데 걸어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보도블록이 깔린 길은 연인이랑 함께라면 두 손 꼭 잡고 두 발로 쉬엄쉬엄 걸으며 섬을 제대로 느껴보기에 지루하지 않다. 섬에서 맛보는 해물자장면은 명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섬의 남쪽 끝엔 '대한민국 최남단비'가 세워져 있다. 서귀포시 송악산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30분이면 닿는다. 모슬포항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마라도에 들어가는 배가 있다. 문의 774-6661. <가파도> 가파도는 선사문화를 간직한 섬이다. 지난 1980년대부터 고인돌 유적이 대량 분포한 섬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제주의 고인돌 180여개 중에서 60여개가 원형 그대로 남아있다. 또 가파도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된 계기가 된 곳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1653년 가파도에 표류했으리라 짐작되는 네덜란드의 선박인 스펠웰로, 그안에 타고 있었던 선장 헨드릭 하멜이 '하란선 제주도 난판기' 와 '조선국기'를 저술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소개됐다. 가파도는 조용한 섬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비밀 휴식처로 등록하는 이들도 최근에 많다. 한 시간이면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최남단'이라는 명성을 마라도가 갖고 있기 때문일까. 섬의 길들은 무척 한가하다. 바다의 풍광은 더없이 시원스럽고 고기잡이 배들의 안착한 항구의 풍경은 아늑하기 그지없다. 선착장 부근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한바퀴 돌면 편하다. 청보리축제가 열리고 올레코스가 개장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파도에 가려면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문의 794-5490. <비양도> 한림읍 협재 해수욕장에 이르면 한눈에 보이는 비양도는 '날아온 섬'이라는 뜻으로 지질학상 화산섬이다. 섬에 가면 6개의 봉우리로 된 비양봉과 2개의 분화구, '애기업은돌'이 있다. 섬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해발 114m의 비양봉, 높지 않은 봉우리지만 능선은 제법 가파르고 다오르면 움푹패인 분화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과 그아래오름들, 그리고 빼어난 해안절경이 바람과 함께 날아와 가슴을 친다. 비양도에 가려면 한림항에서 한림-비양도간 도항선을 타면 15분정도면 섬에 가 닿는다. 소설 '어린왕자'에 나온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모양을 하고 있다. 문의 796-7522. 이밖에도 섬을 떠받고 있는 절벽이 아름다운 섬 '차귀도'와 제주에서 '모세의 기적'을 만날 수 있는 '서건도'도 가볼 만 하다. 서건도는 수중화산으로 섬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가치를 갖는다. 바닷물이 갈라지면 서귀포 해안에서 걸어서 들어갈 수 있고 해안에서 섬까지 걸어가는 동안 조개와 고동을 잡을 수 있다. /이현숙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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