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통제됐던 사라오름이 그 자태를 드러냈다. 한라산의 품안에 수줍게 자리잡은 사라오름은 제주 오름 가운데 원형화구호로서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오름정상에 서면 서귀포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백금탁기자 15년 통제 이달 일반인에 첫 공개 성판악휴게소서 2시간30분 소요 화구호 제주 6대 명혈중 최고 명당 한라산 성판악 코스를 오르다보면 노을빛을 가득 머금은 낙엽이 지천이다. 폭신한 낙엽쌓인 등반로를 걷다보면 점점 하늘과 가까워진다. 나뭇잎을 떨군 키자란 나무들 사이로 가을하늘은 무척이나 높다. 고만고만하게 자란 얼룩조릿대의 사걱거리는 속삭임도 숲속에 안개처럼 자욱하다. 15년간 통제됐던 사라오름이 11월 일반인에게 그 자태를 드러냈다. 한라산의 품안에 수줍게 자리잡은 사라오름. 제주 오름 가운데 원형화구호로서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여름철 우기에 산정호수를 연상케 하는 사라오름의 진미는 한라산의 비경 가운데 하나다. 화구호 동남쪽은 제주 6대 명혈(明穴)중 최고 명당으로 꼽는다. 요즘은 건기라서 찰랑이는 호수의 모습은 만날 수 없어 아쉽다. 다만 성판악 휴게소를 출발해 2시간30분을 걸어올라오는 길가엔 자연이 빚어낸 갖가지 형상들이 장관이다. 수백년 한자리를 지키며 푸르름을 잃지 않은 구상나무며 바위에 똬리를 튼 노가리, 잠을 자는 굴거리나무 등등. 천남성도 그 빛을 다해 붉은 열매로 맺혔다. 곧게 자란 삼나무 숲도 한식구가 되어 어울린다. 5.8km 등반로의 중간지점. 표고 1000m까지 올랐을까. 얼마없어 쉼터가 나온다. 등반로를 오르 내리는 사람들간의 적당히 가벼운 인사도 정겹다. 쉼터를 지나 사라약수터에 들렀다.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가을의 마지막 향연에 몸을 맡긴다. 약수터를 따라 조금 더 올라 사라오름 입구에 닿았다. 이정표가 잘 정비돼 있다. 목재시설과 흙길을 따라 300여m를 걷다보면 시야가 갑자기 훤해진다. 등반로 내내 봤던 은빛 나목을 뒤로 한채 검붉은 화산탄층의 넓은 원형 분화구를 맞났다. 붉은 열매를 단 참빗살나무와 화살나무, 마가목이며 주목과 꽝꽝나무, 산딸나무도 제자리를 지키며 등반객을 맞는다. 화구를 따라 반원으로 만들어진 목책시설을 따라 걷는다. 저멀리 한라산 정상도 눈앞에 어린다. ▲탐방객들이 원형화구호를 따라 걷고 있다. 서귀포시내 전경과 무인도, 그리고 잿빛바다, 한데 어우러진 오름들. 가슴에 남았던 텅빈 사라오름 분화구엔 이들로 충만함이 깃든다. 힘껏 손을 내밀면 하늘이 잡힐 듯하다. 차가운 기온과 한라산의 맑은 공기가 한껏 폐안으로 스민다. 가을산행은 더없이 충만하다. ■ 사라오름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위치한 사라오름은 해발 1324m로 백록담을 제외하고 도내 산정화구호 가운데 표고가 가장 높다. 화구호 둘레는 250m에 이르며 지름은 100m 내외다. 바닥면적은 5000㎡(1500평 상당)이며 여름철 우기 산정호수를 만든다. 특히 겨울철 눈이 많이 오면 눈이 녹고 얼고를 반복하며 봄까지 커다란 빙상장을 연상케 하는 비경을 연출한다. 화구내에는 화산석을 정성스럽게 올려놓은 돌탑도 여럿 있다. 성판악 휴게소와 사라오름 구간은 5.8km(왕복 11.6km)에 달한다. 성인의 경우 5시간이면 넉넉하게 다녀올 수 있다. 사라오름을 돌아 한라산 정상에 오르려면 동절기라서 진달래밭대피소까지 12시 이전에 도착해야 한다. 성판악 코스에서 사라오름까지는 600m구간으로 40분이 소요된다.도는 11월부터 사라오름을 개방했다. 개방에 앞서 4억7000만원을 투입해 탐방로 목제시설을 만들었다. 사라오름 개방 이후 첫 주말 입산객은 하루평균 4~5000명에 달하고 "요즘은 평일600명내외, 주말과 휴일에는 1000명 가량이 찾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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