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어린이집 김형신 원장이 어린이집 마당에서 구운 고구마를 먹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했다. /사진=강희만기자 제주지역 공동육아 첫 발 디뎌 지역과 부모가 함께 아이 키워 최근엔 교육공동체로 새 출발 겨울 바람속에 '덩기덕 쿵덕' 장구를 두드리는 아이들이 마당을 누비고 있었다. 한켠에선 장작불에 익은 고구마를 먹느라 바빴다. 특별한 나들이 풍경이 아니다. 그곳에선 풍물을 치고 고구마를 구워먹고 흙바닥을 밟는 게 아이들의 일상이다. 제주시 오라2동에 들어선 보물섬공동육아어린이집. 1995년 문을 연 보물섬 민간어린이집에서 출발해 2002년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으로, 올해 다시 보물섬교육공동체 어린이집으로 거듭나며 지역과 부모, 교사가 함께 '우리의 아이'를 키우는 공동육아를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날선 시각으로, 때로는 연민어린 눈으로 교육계의 현안과 이슈를 짚어온 전교조제주지부의 김상진 지부장은 보물섬공동육아어린이집 원장이자 보물섬교육공동체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형신(45)씨를 '추천합니다'에 불러냈다. "7~8년전 내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인연을 맺었다. 유아교육기관이 대부분 초등학교 입학전 영어, 국어, 수학을 미리 공부하는 곳이거나 단순한 보육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교사, 아이가 한데 어우러지는 보물섬어린이집은 달랐다. 아이들이 세시풍속, 전통놀이 등을 익히며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돌아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김상진 지부장 제주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공동육아의 길이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부모와 교사가 힘을 합쳐 출자금 형태로 꾸려졌던 공동육아협동조합이 지난해 2월 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몇년간 차량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10월 탄생한 보물섬교육공동체는 오랜 경험을 토대로 장차 어린이집, 문화학교, 대안학교가 유대하며 부모들이 출자금 부담 없이 자발적으로 공동육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뜻으로 구성됐다. 김형신 원장은 "15년 넘게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육아문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는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소통하는 법을 익히고 다름을 인정하는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육아야 말로 '오래된 미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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