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에 응한 남편 문정국씨와 아내 아오야마 치요코씨, 그리고 아이들의 모습이 여느 가족들 못지 않게 행복해 보인다. /사진=이승철기자 ○…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전국적인 추세이다. 1999년 대한민국 전체 결혼 건수중 국제결혼은 고작 2.9%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늘어나며 2009년에는 10%를 돌파했다. 10쌍중 1쌍 이상 다문화가정을 이룬다는 말이다. 제주지역도 결혼이민 여성이 2006년 748명에 불과했으나 2009년말 1609명으로, 불과 3년사이에 두배이상 늘었다. 출신국별로는 중국(조선족 포함)이 688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이 423명, 필리핀이 228명으로 이들 3개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웃들이다. 항상 행복을 꿈꾸며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들여다보고 사회적인 인식 전환 방안을 알아본다. …○ 종교활동 중 만남… 슬하에 아들 셋 한때 갈등 넘어 행복한 가정 일구어 제주시 삼도1동에 살고 있는 수길이(14)네는 이른 아침부터 바쁘다. 아직 해가 머리를 내밀기도 전이지만 아빠가 일어나서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엄마는 아직도 '꿈나라'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엄마가 워낙 아침 잠이 많은 탓도 있지만 아빠가 집안 일을 많이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길이네 집은 이른바 다문화가정이다. 엄마가 일본에서 왔다. 아빠 문정국(45)씨와 엄마 아오야마 치요코(44)씨는 종교 활동을 통해 만나서 결혼까지 이어졌다. 문정국씨가 1993년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시력을 잃었을때 집 수리를 하는 과정에서 종교단체의 부흥선원이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문씨의 표현을 빌자면 '중매'로 만난 셈이다. 문씨와 아오야마씨는 1995년 서울 잠실에서 만나 축복식을 받았고 1997년5월부터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이 부부는 다문화가정이면서도 '다산(多産)가정'이다. 슬하에 수길이와 수벙(12), 수행(6) 등 아들만 셋이다. 아직 시력에 문제가 있는 문씨는 시각장애인단체에서 일을 하면서 사이클에 도전, 최근 열린 제10회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아내 아오야마씨는 제주한라대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아오야마씨는 제주에 온지 10년이 넘어서인지 어렵다는 '제주 사투리'를 제주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구사했다. 다문화가정에 있어서 육아는 가장 큰 문제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친구들과 '뜻하지 않은' 갈등을 겪기도 해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되기도 한다. 문씨의 가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오야마씨는 "수길이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학교에 찾아간 적이 있다. 친구가 수길이에게 '너희 엄마가 일본사람이지. 일본사람들은 나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라는 말을 한다고 했다"며 "물론, 한국과 일본의 관계도 있겠지만 과거 역사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서로가 함께 손을 잡고 나가야지 않겠느냐"고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옆에있던 둘째 수벙이는 아직까지 그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오히려 "친구들과 잘지내요. (내가)일본말도 약간 할 줄도 알고, 나쁜 것이 없어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문씨는 끝으로 "아내와 가족들과 별 탈 없이 살아가고 있어 요즘 기분이 좋은 편"이라며 "단일민족이어서인지 국제결혼을 기피하는 인식이 아직도 많지만 세계화를 향하는 시대에 우리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이라고 하면 아직도 '돈에 의해 팔려왔다'거나 '남편의 폭력과 학대', '가정 불화', 그리고 '이방인'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곁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남편과 아내, 자식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해 함께하는 동반자로 나아가야 할 때다. [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은? ] 사회적응·자녀 언어발달 지원 등 다양 법률교육·출신국가별 자조모임도 운영 제주지역 다문화가정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행정기관이 주도하거나 마을 자생단체들이 중심이되는 행사도 많다. 각 읍·면·동을 비롯해 행정기관에서는 주로 언어와 문화 등 교육을 위주로 진행하고 부녀회 등 자생단체들은 김치 담그기 등 체험 위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도내 주요 다문화관련 기관·단체들의 주요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전도 이주민 한국어말하기, 제주다민족문화제, 외국인 가족 페스티벌 등 다문화 인식 개선 사업과 가족통합 교육 및 다문화사회 이해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취·창업 지원을 위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통역 안내도우미 창출 사업과 웰리스테라피 교육, 원어민 강사 및 다문화 강사 양성 교육 등을 시행했다. ▶국제가정문화원=외국인 주민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전통문화 교육, 노래교실, 요리를 통한 다문화 인식 교육, 수준별 한국어 교실, 결혼이민자를 위한 건강가족 만들기, 외국인주민 지역문화 체험, 다문화 이해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애월읍 주최로 열린 제1회 지역주민과 다문화가정이 함께하는 사랑의 어울림 큰잔치. ▶제주시 일도2동주민자치위원회 부설 다문화센터=이주여성과 부녀회원 자매결연을 통한 멘토 사업으로 한국요리 교육, 한국문화 이해 교육, 한국어교실을 비롯해 각종 상담 등을 벌이고 있다. ▶서귀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한국어 교육을 1~4단계로 나눠 주1회씩 총 14주를 진행하고 결혼이주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국사회 적응교육, 취·창업 지원사업을 네일아트 자격 대비반을 운영했다. 또 필리핀과 베트남, 중국, 몽골 등 4개국의 결혼이주여성들이 모이는 자조모임을 운영해 지속적인 정보교환과 친목도모도 꾀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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