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소리'에서 활동하는 서귀포시 지역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내달 정기공연을 앞두고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연습실에 모였다. /사진=이승철기자 1988년 창립 해마다 정기공연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소속 "노래하는 매일매일이 즐거워" 방학이라고 하지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게 이즈음의 아이들이다. 그래도 보충수업을 끝내고, 학원을 마치고 '청문'(청소년문화의집)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정기공연을 눈앞에 둔 아이들은 요즘 매일이다시피 그렇게 얼굴을 맞대고 있다. '여러 사람이 둘러서서 서로 주고받으며 부르는 노래'라는 뜻을 지녔다고 했다. 서귀포시 고교연합 노래동아리 '선소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몇 해전부터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에 둥지를 틀고 소속 동아리로 활동하고 있는 '선소리'는 서귀포의 오래된 청소년 동아리중 하나다. 1988년 만들어졌다. 초창기에 활동하던 앳된 고등학생이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선소리'선배들은 이제 '응원군'이 되어 후배들을 찾는다. 이들은 1989년 12월 '불우학우돕기 발표회'를 가진 이래 해마다 정기공연을 마련해왔다. 틈틈이 노인복지시설 방문, 해안가 쓰레기 줍기 등 봉사활동도 벌인다. 내달 5일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 열리는 '선소리'정기공연은 어느덧 24회째다. 고등학교 2학년 회원들이 '공연 기수'다. 무대의 주인공인 2학년생을 주축으로 공연이 준비된다. 올해는 남주고, 삼성여고, 중문상고 학생 9명이 무대에 오른다. 긴장감 속에 준비하는 정기공연은 '선소리' 활동을 결산하는 자리에 가깝다. '선소리'를 거쳐간 이들에게는 아련한 옛 추억이고, 공연을 앞둔 이들에게는 설레는 오늘이다. "작은 사회같다는 생각을 해요. 어려운 일도 있지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인간 관계를 배우게 됩니다." 회장을 맡고 있는 강지완(남주고 2) 학생의 말에 주변에 있던 동기들이 '와'하고 소리를 질렀다. 강지완 학생의 얘기처럼 '선소리'는 오랜 전통을 이으며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아리 담당인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지도사 고민희씨는 "서귀포에서 널리 알려진 동아리인 '선소리'에서 활동한다는 자부심으로 아이들이 '나쁜 짓'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말 그대로 동아리가 아이들의 건전한 여가활동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누나가 예뻐서" 동아리에 발을 디뎠든, "선배들이 멋있어 보여서" 가입했든 '선소리'를 하나로 묶는 것은 결국 노래다. 기타와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아이들은 속깊은 가사가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려준다. 이번 공연에서도 '사랑한다는 말은', '왠지 느낌이 좋아', '진실에 관하여', '다시 떠나는 날' 등 어느 시절의 기억을 일깨우는 것 같은 노래를 선곡해놓았다. '널 만난 후부터 난 달라지고 있어'라는 노랫말을 담은 '여행스케치'의 '왠지 느낌이 좋아'는 '선소리'아이들의 일상에 그대로 옮겨놓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선소리'를 만난 후부터 달라지고 있다는. 고동우(남주고 2) 학생은 "매일 매일이 신난다"고 했다. 노래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는 그처럼 '선소리'연습실로 향하는 나날이 즐거운 아이들이 서귀포에 산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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