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지난 1월말 서귀포고등학교에서 예비 신입생을 대상으로 영어·수학 등 고교 입학 전 기본 학력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고1 예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비평준화지역 일반계고 4곳 서귀포시 동지역 분포 자기주도적 학습관리 지원 등 우수학생 잡기 노력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이 무렵이면 입학 예정인 고등학교에 발을 디딘다. 도내 30개 고등학교가 방학기간인 1~2월중에 학교별로 운영하는 고교 신입생 예비교실을 통해서다. 서귀포시 동홍동에 들어선 서귀포고등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영어·수학 등 입학전 기본 학력을 익힐 수 있도록 1월 한달간 신입생 대부분이 참가하는 고1 예비교실을 운영했다. 아이들은 대입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걸음을 떼어놓는 고교 시절의 첫 달을 그렇게 보냈다. ▶서귀포시 거주자 "진학경쟁률 높아" 서귀포시 동(洞)지역에 있는 일반계고는 4곳이다. 모두 비평준화 일반계고등학교다. 서귀포시 동지역 비평준화 일반계고 경쟁률은 제주시 평준화 지역에 비해 약한 편이지만 제주교육희망네트워크 조사를 통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정도는 그보다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제주교육희망네트워크가 최근 실시한 '제주도민 교육요구 조사'에서 제주시 동지역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옛 서귀포시권 비평준화 일반계고 진학경쟁률을 '보통'(57.0%)이라고 꼽았지만 서귀포시 동지역 응답자들은 그것과 차이를 보였다. 서귀포시 동지역 응답자의 52.3%는 4개 고등학교 진학경쟁률이 '높다'고 답했고, 28.3%는 '보통'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연합고사'를 거치는 제주시 동지역 8개 평준화고교의 진학경쟁률이 치열하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2011학년도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고등학교 신입생 선발시험에서도 234명이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제주시 동지역의 학생 집중 현상으로 인해 도내 고교 입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과열 양상을 띤다. 전교조제주지부는 지난해 상반기에 실시한 학생·학부모 설문을 통해 도내 중학생 사교육비가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것은 제주지역의 특수한 고교 입시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귀포시 지역에서도 평준화고교 진학을 위한 '탈 서귀포'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세운 서귀포시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0학년도에 서귀포시에서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와 특목고로 진학한 학생은 228명에 이른다. 이는 대정·성산 등 서귀포시 읍·면 학생까지 포함한 숫자이지만 '우수 학생'의 이탈은 꾸준한 편이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2011학년도 고입선발시험.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 진학을 목표로 둔 중3 학생들이 응시했다. 이런 현실에서 서귀포시는 올해 읍·면까지 포함한 서귀포지역 일반계고 7개교에 집중적인 지원을 벌인다. 소수정예 심화학습 특화반(7개교 4억원), 우수학생 독서·논술 지도(7개교 1억2000만원), 우수학생 자기주도적 학습 관리(7개교 1억1000만원), 우수학생 토론지도(4개교 3600만원), 영어권 어학연수(7개교 1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초·중학생 대상 프로그램보다 세 배가 넘는 예산이 우수 고교생의 학력을 키우는 데 쓰인다. 제주시에 평준화 고교, 특목고가 몰려있지만 서귀포시 고교생들의 실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학력을 재는 잣대중 하나인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서귀포시 동지역 일부 고등학교가 상위권에 오른 사례가 있다.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학습 시설과 환경을 갖춘 학교도 많다. 강성균 서귀포고 교장은 "서귀포시 동지역 중학교 우수 졸업자중에서 올해 제주시로 진학하는 학생이 예년에 비해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여러차례 설명회를 갖는 등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점이 그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지역에 흩어진 고등학교의 노력이 서귀포시의 재정적 지원에 힘입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관심을 모은다. 학력 향상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면 서귀포시 비평준화지역 일반계고의 '반란'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학교를 변화시키는 커다란 힘은 교사일 것이다. '교육도시 서귀포시'의 또다른 동력인 지역의 교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교육도시에 바란다]"인재 육성, 가장 확실한 투자" 그러나 '교육 명품 도시'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당장의 실적만을 전제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몇 발짝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게 될 것이다. 교육 명품 도시의 시작은 학력에 있고 그 끝은 대학 진학의 우수한 성과에 있다. 이것이 교육 명품 도시를 생각할 때 현실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서귀포시의 교육 명품 도시 정책을 이해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교사를 유치하는 일이다. 이러한 교사를 유치하기 위해 학부모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교육청과 협의를 하고, 근무와 전보시의 혜택, 해외 연수와 수당 등의 과감한 지원이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교사를 고양시켜 아이들의 미래 준비에 헌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교육 현장에서 이들을 적극 지원할 의지를 지닌 학교 경영자의 참여 또한 이끌어내야 한다. 또한 서귀포시의 우수한 아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계속 빠져나가는 현실을 바꾸는 것 역시 시급한 문제이다. 파격적인 장학제도를 만들고, 해외 유학 프로그램, 맞춤형 개별 지도 프로그램 등 유인책을 적극적으로 편다면 서귀포시에 남게 되고, 이 학생들이 결국 우수 대학에 진학하게 돼 지역과 학부모가 원하는 현실적인 교육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것이 교육 명품 도시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다. 나아가 학교는 좋은 프로그램의 제작·운영, 기숙사, 개별학습실 등의 학습 및 생활 시설을 최적화하고, 지자체는 교육활동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자금 등을 적극적이면서도 즉시성을 가지고 지원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지역자치단체와 학교, 교육청, 학생, 학부모의 분명한 역할 분담을 통해 지역과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는 현실적이면서 본질적인 목표를 이룬다면 '교육은 서귀포시', '서귀포는 교육 명품 도시'라는 인식이 확고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도시의 우수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서귀포로 역류하는 날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 서귀포시의 교육 명품 도시를 향한 힘찬 출발에 박수를 보내며 성공을 기원한다. <강성균 서귀포고등학교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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