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정기공연을 앞둔 대기고 '재규어'단원들이 제주시 이도1동청소년문화의집 연습실에 모였다. /사진=강경민기자 1991년 3월 결성… 20주년 청소년문화의집서 맹연습 오늘 겨울 정기공연 열어 대학 입시를 눈 앞에 둔 아이들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동아리를 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혹,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들은 그 원인을 동아리탓으로 돌리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가끔 "동아리 활동을 그만두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도 듣는다. 그래도 20년 동아리 역사를 지켜왔다. 대기고등학교 록밴드 '재규어'다. 표범과 닮았지만 그보다 더 크고 육중하다는 재규어. 밀림을 누비는 재규어는 대기고의 상징동물이다. '재규어'는 그 이름을 땄다. 1991년 3월 동아리가 결성됐다. 올해로 꼭 20주년을 맞는다. 학교 홈페이지에 '교내 그룹사운드로 뛰어난 실력과 끼를 겸비한 학생들이 모인 음악동아리'로 소개된 '재규어'는 1~3학년마다 7명씩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보컬, 기타, 드럼, 키보드 등 학년별로 공연때마다 무대에 오르는 맞춤 인원이라고 했다. "음악이 좋아서…. 한마디로 멋있잖아요. 작년 학교 축제때 아이들 앞에서 공연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드럼을 연주하는 졸업생 김영돈 학생은 '재규어'에 얽힌 지난 3년의 추억을 그렇게 요약해 들려줬다. '재규어'의 한 해는 여름·겨울 정기공연과 학교 축제인 '한불휘'를 거치며 저물어간다. 크고 작은 청소년 문화행사도 있지만 이들 공연이 대표적이다. 아이들의 주말은 연습 일정으로 짜여졌다. 제주시 이도1동청소년문화의집 협력 동아리로 활동하게 되면서 청소년문화의집 지하 연습실에 둥지를 틀었다. 악기를 처음 다루는 단원도 있지만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무대를 준비한다. 십시일반해 악기를 구입하거나 대여하고 정기공연에 필요한 비용도 대개 직접 마련해왔다. 이맘때는 겨울 정기공연이 열린다. 마침 오늘 (12일) 오후 6시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1학년과 3학년이 출연하는 겨울 정기공연이 펼쳐진다. 귀에 익은 해외 팝 음악과 가요를 여럿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공연을 끝으로 학교를 떠나는 3학년들의 무대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10여곡을 준비해 '재규어'에서 쌓은 실력을 청중들과 공유하게 된다. '재규어' 단원들은 공연을 앞두고 "아는 사람들끼리의 파티가 아니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고 나눌 수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비쳤다. 몇몇은 부모를 초청할 예정이다. 밴드 활동을 지지해준 어머니를 공연장에 부르겠다는 정진우 학생(1학년·드럼)은 "그동안 연습을 많이 해서 실력이 늘었다.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리 지도를 맡고 있는 대기고 임승현 교사는 '재규어'출신이다. 임 교사는 "입시 스트레스를 문화적 체험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며 동아리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예전에 비해 학교밖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이나 자원봉사 횟수가 증가했고 동아리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속감도 강해진 것 같다"며 "음악동아리로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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