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7년째를 맞고 있는 김영란(오른쪽)·이성호씨 부부는 요리사 출신이다. 이들 부부는 "최상의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좋은 품질의 친환경 감귤을 재배하는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백금탁기자 최상 품질 친환경 감귤 재배가 최고 목표 "평범은 경쟁력 없다" 귀농 희망자에 조언 "귀농은 우리 부부 인생의 제2막의 시작이죠. 아주 우연하게 제주로 발령나면서 귀농을 시작한지 7년째로 올해가 손익분기점을 따지는 원년이 될 것 같아요. 고수익에 대한 욕심보다는 인건비를 버는 것이고 제2의 인생인데 보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지난 15일 서귀포시 효돈동 세자매네 반디농장에서 만난 김영란(51)대표와 남편인 이성호(52)씨는 즐거운 귀농일기를 써내려 가고 있다. 부인이 먼저 귀농을 시작했고 남편은 3년전 제주신라호텔에서 명예퇴직하고 '수제자'로의 길을 함께 가고 있다. 수필가이고 EM센터인증심사위원인 김 대표는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내 커플이예요. 서울 신라호텔에서 남편은 양식요리사, 저는 한식요리사였고 둘째를 임신한 지난 1994년 육아문제로 일을 그만뒀어요. 그 후 2004년 남편이 제주로 발령나면서 제주에 정착하게 됐죠. 귀농은 다음해인 2005년 시작했고 저농약을 시작으로 2006년 유기농으로 전환, 3년후인 2008년 유기농 인증을 받았어요. 최상의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좋은 품질의 친환경 감귤을 재배하는 게 저희들의 가장 큰 목표죠." 동반자인 남편도 김 대표의 말을 거들었다. "우리 부부가 요리사 출신이라서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지 왜 힘든 농사를 짓냐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흙과함께 땀을 흘리면서 하는 농사가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농장은 감귤나무 1그루씩 500그루 가량을 분양하는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죠. 4월 개화시기에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아 회원들이 볼 수 있도록 블로그에 사진을 올려놓습니다. 제주에 자신들의 나무가 있다는데 회원들이 관심이 많아요. 판로는 부인이 운영하는 인터넷(sezame.co.kr)을 통해 하고 있어요. 생산보다는 판로 확보가 더 문제죠. 행정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으면 저희처럼 귀농인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아쉽습니다." 이들 부부는 효돈(4290㎡), 호근(4290㎡·4950㎡)에 3개의 과수원을 갖고 있다. 2곳은 친환경, 호근동 소재 과수원 1곳은 유기농을 재배하고 있다. 특히 귤 수확을 하루전에 하고 곧바로 택배로 보내 소비자들이 가장 신선할 때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월 중순까지 수확하면서 해거리 현상도 심하지만 좋은 품질의 귤을 보내는 것이 소비자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회원 맞이도 하고 있다. 과수원 창고를 개조해 2개동의 게스트하우스를 우수회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요리사의 솜씨를 발휘해 최상의 요리도 대접하고 있다. 지난해산 귤은 저온현상에다 폭설과 냉해까지를 입었다. 그래도 묵묵히 농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고참 귀농인'인 이들 부부는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조언한다. '평범하면 경쟁력은 안된다'는 것이 철학이다. "최소한 준비기간인 3~4년은 버텨야 해요. 장밋빛 인생을 그리는 것보다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실패하지 않죠. 귀농의 허상을 갖고 덤비면 안되고 실상을 잘 보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들 부부는 세자매인 예슬(20) 예지(18) 예인(14)양과 함께 앞으로 하얗게 피어날 감귤꽃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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