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귀포시 토평동 소재 아보카도 재배농가에서 만난 김태일씨가 파종을 통해 얻은 묘목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귀농 7년차인 김씨는 아보카도를 대량으로 수확, 일본 수출을 꿈꾸고 있다. /사진=백금탁기자 이민 추진중 제주여행하다 서귀포 안착 귀농 7년차… 새 작목 재배 끈질긴 시도 영농법인 설립 계획에 일본 수출도 꿈꿔 '우연'과 '우연'이 이어지며 '필연'을 낳았다.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아보카도와 패션프루트라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아열대과일을 재배, 선구자 역할을 하는 김태일(44)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국아보카도친환경연구회장인 그는 기후변화와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 다른 아열대작물 재배농가에게 '돈버는 농업'의 멘토역할을 하고 있다. 김씨의 귀농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인천에서 부친(김춘명·80)과 사무용가구 공장을 운영하던 그는 2004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이민을 계획했다. 사전조사차 호주와 뉴질랜드를 찾았던 그는 아보카도에 매료돼 귀국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다. 이민 허가만을 기다리던 김씨 가족은 제주여행을 나섰고 머리속에 구상하던 그의 꿈은 결국 서귀포에서 뿌리를 내렸다. 그는 당시를 회고했다. "여행중 아열대성 기후로 접어든 제주도, 그리고 서귀포가 아보카도 재배지로 괜찮구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제주를 떠나는 길목에서 이민 허가 통지를 받았지만 포기했다. 국내에서 상업성이 충분하다는 차별성과 제주에서 재배 가능성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귀농 첫 해인 2004년 토평동에서 1년간 전세를 살면서 장소를 물색했다. 2005년 지금의 농장(1만6451㎡)을 매입했다. 제주로 오기전 1년6개월동안 인터넷 등을 통해 아열대과일에 대한 특성이나 재배조건 등을 연구하고 사전조사를 했다. 귀농 7년차지만 현재로선 과도기다. 올해 제대로 된 수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도전의 연속이다." 그는 2005년 뉴질랜드에서 아보카도 묘목 100본을 수입해 비닐하우스(2640㎡)에서 무가온과 가온재배에 들어갔다. 부농의 꿈을 꾸며 시작한 첫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어렵게 구한 묘목이 2007년 1월에 모두 동해를 입고 말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충해와 수정문제도 손수 해결하는 고난의 길을 걸었다. 도전의 연속선상에서 시행착오를 토대로 재기한 그는 아보카도 뿐만 아니라 패션프루트 재배에 도전, 지난해 200kg가량을 첫 수확하는 '단맛'도 봤다. 새로운 작목에 대한 선구자의 길과 끈질긴 집념이 어우러지며 결실을 맺고 있다. 그의 말에는 희망이 영근다. "아열대과일의 판로는 걱정 없다. 유류비도 한라봉 등 만감류에 비하면 부담이 적다. 특히 최근 기후가 온난화되면서 향후 전망은 더 밝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일명 '파인애플구아바'라 불리는 훼이조아 등을 심어 틈새시장을 공략할 구상을 갖고 있다. 아보카도 등의 수확이 대량화되면 일본 등에 수출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현재 회원 24명으로 구성된 연구회를 축으로 올해 영농법인체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재배농가 뿐만 아니라 세무법인, 청과유통 전문가, 프렌차이즈 관계자, 회사 대표 등과 함께 체계적인 유통과 마케팅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귀농인에 대해 그는 "귀농은 쉽지 않다"고 단언했다. "재배면적, 작목선택, 농장운영, 수익발생과 시점 등을 세세하게 사업계획서에 넣어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귀농의 성패는 도전정신과 노력에 달렸다고 충고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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