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보성시장내 '현경식당'은 전통의 맛을 지키려는 주인 홍춘열씨가 직접 만들어 낸 순대와 국물, 내장이 일품이다./사진=이승철기자 sclee@ihalla.com 직접 만들어 담백·쫄깃 순대 '일품' 배추 숭숭 썬 국밥 "끝내줘요" 탄성 순대가 길었기 때문일까. 기자와 '순대국밥'과의 인연은 질기고도 길다. 3년전 '대를 잇는 사람들'연재를 하는 동안, '대를 잇는 순대 가족'이 적지 않음을 느껴야 했다. 그렇게 동문재래시장, 서문시장, 오일시장의 내로라하는 순대국밥집 주인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이번에는 보성시장까지 오고 말았다. 하지만 어찌보면 보성시장 순대골목은 대학시절 가장 많이 발길을 했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16일. 춥게만 느껴지는 날씨가 구수하면서도 뜨끈한 음식 생각을 부추겼다. 추울수록 더 생각나는 음식, 순대국밥. 서민들의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때론 아픈 속을 풀어주는 음식이기도 하다.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국물에 쫄깃한 순대 맛이 일품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곳은 보성시장 순대골목 안 '현경식당'이다. 이곳의 주인장은 홍춘열(63)씨. 순대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고 있었다. 갓 만들어져 넓은 채반에 누워있는 순대와 커다란 솥에서 삶아지고 있는 대창, 북부기, 막창, 머릿고기를 보니 허기가 몰려왔다. 서른아홉에 남편과 사별하고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면서 두 아들을 길러낸 홍씨. 버거울 때도 있지만 순대를 만들고, 시금치무침, 갓김치, 양파절임, 배추김치, 깍두기 등 밑반찬까지 모두 손수 담근다. 정신없이 먹다가 차림표를 보는 순간 국밥 값이 만만치 않다. 주인장이 미안한듯 이야기를 꺼낸다. "채소값이 올라서 여름부터 지금까지 고전하고 있었는데도 값을 올릴 수가 없었어. 그런데 결국 얼마전에…." 이렇게 국밥값을 올리고 말았단다. 채소값이 올랐을때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음식값을 올리지 않았는데 주재료인 돼지부산물 값이 폭등해서 어쩔수 없이 올리려니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돼지 한마리를 잡으면 나오는 돼지 부산물이 전에 2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만원 올라서 3만원이다. 국물을 내기 위한 돼지 뼈 값도 갑절이상 올랐다. 그래도 다행히 단골손님들이 "요즘 모든게 올랐는데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더 많단다. '마음의 고향'이라고. 하지만 '순대국밥'이 서민음식으로 남기를 그는 또 바라고 바란다고 했다. 뚝배기 그릇 바닥까지 긁어먹으면서 생각했다.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져 나오는 이야기 보따리가 녹아든 순대국밥이 어떻게 진국이 아닐 수 있을까. 국밥 5000원, 백반 5500원, 내장모듬 1만5000원, 순대·머릿고기 1만원. 첫째주 일요일은 쉰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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