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고 야구 동아리 '나이스캐치'의 2~3학년 학생들이 연분홍 벚꽃 날리는 교정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강경민기자 야구 장비 등 십시일반 마련 운동이 학교생활 에너지로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로 꼽히는 요기 베라의 명언이다. 야구의 끈질긴 근성과 집중력을 말해주는 듯한 이 말이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다. 제주일고 야구 동아리 '나이스캐치'의 인터넷 카페다. 동아리가 결성된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지금은 3학년이 된 학생들이 자연스레 뜻을 모아 야구 동아리를 만들었다. 창단 멤버는 1~2학년을 합쳐 30명이 조금 넘었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였지만 연습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컸다. 회원수만 놓고 보면 두 팀을 짜서 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인원임에도 주말 일정을 맞추는 게 여의치 않았다. 2기 대표로 유격수를 맡고 있는 이응석 학생(2학년)도 "창단 첫 해에 가장 힘들었던 일은 출석률이 낮아 경기에 필요한 인원이 모자랐던 일인 것 같다"면서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되지 않아 의견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았던 점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야구 장비와 소모품을 장만하는 일도 버거웠다. 학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동아리가 아니어서 아이들 스스로 구입해야 했다. 학생들 처지에서는 제법 비싼 값이다. 십시일반 비용을 모아 야구 용품을 갖춰나갔다. 제주일고 출신들이 참여한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단인 '일맥야구단'도 도움을 줬다. 올해는 형편이 나아졌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회원 모집을 했더니 30여명이 신청했다. 수능을 눈앞에 둔 3학년을 빼더라도 1~2학년만으로 4개팀을 구성할 수 있는 인원이다. 인터넷 카페를 드나드는 회원들도 많아졌다. 야구 장비를 구입하기 위한 비용 마련은 여전히 막막하지만 그래도 회원들의 모금으로 하나둘 늘어가는 걸 보면 보람이 크다. 이들은 조만간 다른 고등학교 야구팀과 친선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이즈음엔 '나이스캐치' 4개팀에서 우수한 인원을 선발해 대표팀을 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창단 주역중 한 명으로 2루수를 맡고 있는 1기 대표 홍혁준 학생(3학년)은 "처음 만들어지는 동아리여서 힘들기도 했지만 이번에 신입 회원이 많아서 힘이 난다"고 했다. 투수로 활약하는 김경우 학생(2학년)은 "여러 팀을 짜서 야구를 하니까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지도를 맡고 있는 변유철 교사는 야구 동아리의 긍정적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운동을 하면 학업을 게을리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오히려 운동하고 체력을 키우며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야구라는 공동체 안에서 자기만의 역할을 찾고 거기서 자신감을 얻는다. 그런 자신감은 학창 시절을 힘있게 헤쳐가는 에너지가 된다. "야구를 향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나이스캐치'의 인터넷 카페 '대문'에 소개된 메이저리그 투수 톰 글래빈의 말이다. 햇수로 이제 1년. '나이스캐치'의 역사는 짧지만 야구를 향한 애정은 그 시간을 뛰어넘는다. 세상을 향한 아이들의 꿈, 부디 '나이스캐치'하기를.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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