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어떵 살암수과'의 주인공은 '꽃반지 끼고'의 은희(오른쪽)씨 모녀다. 은희씨는 전남 함평에서 갈옷 제작에 여념이 없고 그의 딸 김키미씨는 최근 해녀학교를 수료한 뒤 물질작업을 하고 있어 더욱 화제다. /사진=김명선기자 전남 함평 폐교서 갈옷 본격 제작 딸은 해녀학교 졸업 해녀로 변신 "제주 여성의 정신문화 이어가고파" "후세를 위해서 나와 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최선의 노력을 다할거예요." 1971년 '꽃반지 끼고' 앨범을 발표하면 7만장의 앨범을 판매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가수 은희씨. 그 해 MBC 10대 가수상 여자가수 부문 신인상까지 거머쥐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녀가 1974년 결혼 후 2년 뒤에는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미국에서 패션을 공부한 뒤 10년의 미국생활을 접고 제주로 돌아온 그녀는 '백악관'이라는 미용실을 개업한다. 3년 뒤에는 서울 압구정동에 토털코디네이션 업소인 스톤 아일랜드를 개업해 지금은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 그러던 은희씨는 '봅데강'이라는 상표로 감물을 이용한 천연염색을 연구하고, 감물로 염색된 원단을 사용하는 디자이너로 변신한다. 은희씨는 "미국에서는 대학에서 디자인 공부를 해 수석으로 졸업을 하더라도 원단회사가 뒷받침이 안되면 일을 할 수 없다"며 "그래서 저마다의 원단을 찾아 나서는데 제주에 돌아와 갈옷을 보고는 '바로 저거다'하면서 온몸에 소름 돋을 정도로 전율이 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에서 갈옷 제품을 판매해 오던 은희씨는 2002년 홈쇼핑에 지인인 고두심씨가 출연해 갈옷을 판매하면서 갈옷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2002년 한일월드컵 기간에 열린 한일문화교류전에 한국을 대표해서 참가했는데 그녀가 제작한 옷들이 아시아의 다른 전통의상 제품을 누르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면서 세계적인 갈옷 디자이너로 명성을 넓혀왔다. 이러면서 갈옷을 산업화 하기 위해 2003년에 전남 함평군의 한 시골마을 폐교에 민예학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본격적으로 갈옷을 제작한다. '감물염색의 본고장이고 고향인 제주에 왜 이런 곳을 만들지 않았냐'라는 질문에 은희씨는 "제주의 특산물 중인 하나로 갈옷을 홍보하고 있지만 염색원료로 쓰이는 감나무가 많지 않아 대량생산이 힘들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며 "제주의 환경과 비슷한 곳을 찾기 위해 전국 40곳의 폐교 중 함평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제주자치도에서도 이런 상황을 파악해 갈옷을 산업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최근 그녀의 딸인 김키미(32)씨가 해녀학교를 수료하고 해녀가 되어 물질 작업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는 "글을 쓰기 위해 제주로 다시 돌아왔는데 소라·전복 등을 채취하기 위해 생사를 걸고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바닷속 삶을 느껴보기 위해 해녀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딸을 지켜보는 은희씨는 "현재 제주에는 해녀인 키미가 들어갈 수 있는 바다가 없는 상황인데 젊은 세대가 돈을 벌기 위해 물질을 하지는 않는다"며 "해녀들도 후세에 무언가를 물려줘야하는데 물질적인 것이 아닌 그녀들 살아온 삶을 반영하는 정신적인 것이 아닌가하고 고민해야 될 시기"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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