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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곳]사려니숲 에코힐링체험 22일 개막
5월 신록 짙은 숲엔 싱그러움이 한가득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입력 : 2011. 05.21. 00:00:00

▲바람이 더없이 싱그럽고 숲의 향기를 가득 머그문 5월. 사려니숲에서 잠시나마 신록의 기운을 느껴보는 줄거움을 만끽하는 여유를 가져보자./사진=한라일보DB

참꽃 조릿대 삼나무 등 장소마다 푸르름 선물
체험시 비옷·여분 의류 등 준비에도 신경써야

숲에 닿으면
순리를 받들며 흐르는 물이 반갑다 한다
나무와 나무 사이
바위와 바위 사이에서 놀던
풀꽃과도 눈을 맞추며
포근하게 안겨오는 초록 안개
초록 습기와 살을 비빈다.
-'숲의 가슴에 안겨 中'/최금녀

턱하니 숲이 다가왔다. 차에서 빠져나온 이방인을 어느 순간 감싸 안았다. 사방 천지가 푸르름이다.

숲의 초입 '사려니숲길 들머리'에서 팸플릿을 받아 들고 바야흐로 숲에 들어섰다. 잠시나마 신록의 기운을 느껴보려는 관광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중년의 부부 한쌍이 앞 서 종종걸음으로 걸어 가고 있다. 신기한 것을 보았는지 가다가 서다가를 반복한다. 성급한 몇몇 산수국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녀석 덕에 잠시 숨을 고른다.

바람이 더없이 싱그럽다. 숲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체험로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은 따가운 초여름 햇살을 가리기에 충분하다. 한켠에 피어난 이름모를 들꽃들도 이방인이 반가운지 손짓을 한다.

지겨워질 만 하면 주변 풍경이 바뀐다. 참꽃나무숲을 지나 사려니숲길 중앙으로 접어드니 조릿대숲이, 서어나무숲이 기다리고 있다. 한참을 나아가니 울창한 삼나무숲도 사려니를 지키고 있었다.

숲길은 오히려 느릿느릿 걸어야 제맛이다.

세상사 시름일랑 내려 놓고 숲에 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숲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다.

▲전문해설사와 함께하는 사려니숲탐방

사려니숲에는 78과 254종의 식생이 분포하고 있다. 졸참나무·서어나무·산딸나무·때죽나무·단풍나무·참꽃나무 같은 목본류와 천남성·꿩의밥·둥굴레·박새·새우난 등 초본류가 자라고 있다. 육식성 포유류인 오소리와 제주족제비가 서식하며 천연기념물인 매·팔색조·참매가 살고 있다. 큰오색딱다구리·박새·곤줄박이·삼광조와 원앙·검은댕기해오라기 등 조류도 관찰할 수 있다. 인적이 드믄 곳에서는 최근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 노루도 간혹 만날 수 있다.

사려니숲길은 최근 '에코 힐링 체험'으로 또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에코 힐링'이란 자연 속에서 우리 몸의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ecology)과 치유(healing)의 합성어이다.

열흘전 다른 목적으로 제주를 찾았던 일본 메이저 신문인 마이니치 취재진이 사려니숲길·한라산둘레길을 탐방했다. 지진·해일과 방사능 공포로 피폐해진 일본인들의 심신치유 코스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취재진은 사려니숲길에서 많은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도내외 적지 않은 장애인 가족들도 사려니숲길을 찾아 숲과 교감하며 재활을 다지기도 했다.

자연치유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독일은 이미 1800년대 중반부터 숲을 중심으로 한 자연치유를 적극 활용해 오고 있다. 일본 역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삼림테라피를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숲에 들때는 반드시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계절적으로 늦봄·초여름이 공존하지만 한라산 중산간인 탓에 기후가 변화무쌍하다.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유사시를 대비 우비를 챙겨야 한다. 또 해발이 높아 어린이·노약자들은 추위를 느낄 수 있는 만큼 여벌의 셔츠를 챙기는 것이 좋다.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사려니숲의 숨겨진 보물들

사려니숲은 '신성한 곳'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숲에는 예전부터 산과 함께 살아온 사농바치(사냥꾼)·테우리(목동)·화전민들과 소·말이 다녔던 길이 나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도내 표고버섯 재배 농가 대부분이 산재해 있던 곳이다.

사려니숲에는 곳곳에 자연이 만들어낸 보물들이 숨겨져 있다.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 새들의 지저귐, 색색의 꽃을 틔워내는 이름 모를 들꽃,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

잠시 사념을 내려놓고 자연의 교향악에 귀를 기울여 보자. 숲길 곳곳에는 이같은 보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들도 준비돼 있다.

사려니숲길의 주요 포인트를 소개한다.

▶숲에 ON!=사려니숲길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안내해주는 곳.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 들머리에 위치한다.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 뿐만아니라 숲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제주산림문화를 소개하는 전시공간도 마련돼 있다.

▶참꽃나무숲=참꽃나무는 각박한 땅이나 바위틈에서도 잘 자란다. 5월을 즈음해 초록빛 숲속에서 타는 듯한 붉은 꽃을 무더기로 피운다. 진달래과의 참꽃나무는 높이 3~6m의 낙엽활엽 관목이다. 한라산 해발 1100m이하의 낙엽활엽수림대를 비롯하여 5·16도로변의 선돌계곡 주변에서 자란다. 열매는 9월에 익는다.

▶새왓내의 아이들=비자림로에서 약 1.5㎞ 떨어진 새왓내에서는 예약된 유치원·초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숲과 처음 만나는 유치원생을 위해 숲의 나무·꽃·곤충 등을 만나 보는 '숲에는 누가 살까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초등학생을 위해서는 숲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유도하는 '비밀의 숲', '빙고 게임', '숲속의 인디언', '숲 백일장' 등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숲 Dream=새왓내에서는 예약된 중·고등학생을 위한 '숲 Dream'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숲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숲에 대한 정보와 사랑을 제공하는 자연 나눔·숲속의 빙고·환경 골든벨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월든=비자림로코스와 붉은오름코스, 사려니오름코스가 만나는 지점인 '사려니숲길'의 중앙에 위치한다. 자연림코스와 인공림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도시생활로 지쳐있는 현대인들이 산림욕을 통해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있는 장소. 예약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연나눔·명상·시낭송·숲체조·사려니숲 이야기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서어나무숲=서어나무는 높이 15m 가량의 낙엽 활엽교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황해도 이남 해발 100~1000m에 자생한다. 울퉁불퉁한 회색 수피를 가지고 있는 서어나무는 4~5월에 꽃이 피고, 9월에 열매를 맺는다. 가을에는 붉은 빛으로 단풍이 든다. 서어나무는 제주의 산림문화를 형성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 왔다. 화전을 일구는데 필요한 농기구의 주재료였다. 숯을 굽는 용도의 주재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표고재배에 가장 적합한 원목의 하나이기도 하다.

▶암반욕=따뜻한 바위에 드러누워 사우나와 같은 발한 작용을 얻는 요양법이다. 암반욕은 따뜻한 바위·돌에서 다량으로 방사되는 원적외선과 음이온으로 발한·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새로운 방식의 입욕 방법이다.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 충분하다. 특히 고운 살결·다이어트·냉한 체질·고혈압에 효과가 높다. 허리통증·어깨 결림·요통·신경통·관절통 등의 통증완화와 변비·피로회복·긴장해소·기분전환 등에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몸에 냉기가 많아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은 몸속에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시켜 혈류를 촉진함으로써 자연 치유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새왓내 일원 1㎞ 지점에서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숲=사려니오름에서 약 3㎞가량 떨어져 있다. 숲과 함께해 온 제주인의 산림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생활과 건강에 필수였던 숯을 만들던 숯가마터와 19세기 전후로 화전을 일구었던 집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국내 최고의 역사를 갖고 있는 표고 재배터 등도 만날 수 있다.

▶삼나무 숲=삼나무는 상록교목으로 성장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한라산·오름 등에 식재됐다. 바람막이를 위해 감귤농장 등에도 많이 심어져 있다. 사려니 숲길에도 삼나무·편백나무가 조림되어 있다. 특히 사려니오름 일대에 위치한 '난대산림연구소'의 한남시험림에는 우량한 삼나무·편백나무 숲이 조성돼 있다. 1930년대에 조성된 인공림으로, 제주도 최고령을 자랑하는 삼나무가 있다.

▶사려니오름=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위치한다. 북동쪽 방향으로 벌어진 말굽형 분화구를 가진 분석구이다. 해발 513m인 사려니오름의 생태탐방로에는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으며, 정상까지는 약 30분이 소요된다. 사려니오름 일대에는 붉가시나무·감탕나무·단풍나무·서어나무·합다리나무·올벚나무·참꽃나무·굴피나무·곰의 말채·홍지네고사리·십자고사리 등이 식생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숲길 입구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숲의 특성상 주차공간이 협소해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도 한결 편해졌다.

▲사려니 숲길에도 삼나무·편백나무가 조림되어 있다. 특히 1930년대에 조성된 난대산림연구소의 한남시험림에는 인공림으로, 제주도 최고령을 자랑하는 삼나무가 있다. 사진=한라일보DB

※사려니숲길 가는길

비자림로를 통과하는 노선버스(제주~표선)이 예전에는 1시간에 1대에 그쳤었다. 하지만 최근 비자림로를 경유하는 제주~성산 노선버스가 신설되면서 1시간에 2대 가량으로 늘었다.

제주~서귀포를 잇는 5·16노선은 제주시·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교래 입구에서 내린 후 15분 가량 걸으면 물찻오름 입구에 이른다.

제주~남원~서귀포를 연결하는 남조로노선 역시 제주시·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2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남조로 붉은오름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남원쓰레기매립장~붉은오름~물찻오름 입구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주말에는 오후 12시30분~5시30분 사이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주중에는 오후 1~5시 사이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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