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몰구의 외부(위)와 바닥면(아래). 거문오름 일대 함몰구 특이한 식생패턴 주목 다양한 온도 분포 같은 공간 내 식물 혼생 거문오름이 생태관광의 메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름이 주는 경관과 용암류에 의해 형성된 독특한 지형들, 다른 지역과 차별화 되는 특정식물군 등은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며 이러한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식물학적인 가치를 하나 추가 하자면 거문오름 일대에는 매우 독특한 식물사회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필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거문오름 일대의 함몰구에는 특이한 식생패턴을 보이는 식물사회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함몰구에 자라는 식물을 보면 나도은조롱, 쇠고사리 등 아열대 분포종에서 좀나도히초미, 좀고사리 등 한대에 분포하는 식물들이 같이 자라는 독특한 식물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동물에 비유하자면 인도코끼리와 시베리아호랑이가 같이 살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이 식물들이 한 장소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그리고 현재 이런 패턴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 함몰구는 제주지역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화산지형으로 내륙의 풍혈지와 유사한 미기후 환경을 갖는다. 함몰구는 일반적으로 사발형태를 가지며, 깊이 25m 내외로 사면 및 바닥에 쌓인 암석 틈에서 찬 공기가 스며 나와 여름에도 비교적 저온환경이 유지된다. 바닥면에 고온에 민감한 한대성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것은 여름에도 저온환경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함몰구에 자라는 식물은 함몰구의 경사에 따라 동심원상으로 같은 식물분포대의 식물이 나타나 산지의 식물수직분포에 역행하는 역수직분포를 보인다. 즉, 가장자리에는 난대성식물군이 분포하고 중심부로 갈수록 온대 및 온대북부에 주로 분포하는 종의 출현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한편 한여름 온도분포 또한 함몰구 깊이가 깊을수록 낮아지는 층위분포를 보이며, 함몰구 바닥과 지표의 기온차가 약 15℃ 나 된다. 이처럼 같은 공간 내에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들이 혼생하는 것은 함몰구의 온도 분포가 주 요인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학박사·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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