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인기 록 그룹 '사랑과 평화' 등에서 보컬로 활동했던 정한옥씨는 "행복한 제주살이에 푹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초등밴드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18년전 제주에 둥지 감산·대평리 마을밴드 지도 "눈부신 땅에서 가르치는 기쁨까지 누리고 싶죠" "'한동안 뜸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행복한 제주살이에 푹 빠져 있어요." 최근 부활의 김태원, 가수 임재범, 백두산의 유현상과 김도균, 기타리스트 신대철 등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록음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모두 록을 기반으로 한 밴드의 보컬과 기타리스트 등으로 활약하며 한국 록의 한 켠을 든든하게 지켜온 버팀목이기도 했다. 그 계보를 따라 오르면 수많은 밴드들이 1960년대 이후 미8군 무대 등을 통해 활약하며 록의 불모지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그 가운데 그룹 '사랑과 평화'가 있다. '사랑과 평화'뿐 아니라 '아이들' '영에이스' 등 70년대 록그룹에서 보컬로 활동했던 정한옥(65)씨가 제주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록밴드이기 때문일까. 그는 제주에 오면 자유로워졌다. 그가 제주에 처음 온 것은 40여년전 무전여행을 위해서였다. 그때부터 언젠가 제주에서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런 그가 18년전 용수리 바닷가 작은 집을 샀다. 이후 서귀포에서 라이브클럽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안덕면 대평리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5일 대평리 복지회관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라이브클럽을 하다가 접을때쯤 대평리에서 밴드 지도를 제안했어요. 너무 기뻤죠. 대평리를 흠모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예 대평리로 보금자리를 옮겼습니다." '서울토박이'인 그는 아예 제주에 살기위해 돌아가신 선친도 양지공원으로 옮겨 모셨다. 그는 "서귀포에서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을 가졌지만 그 길을 못찾고 있는 청춘들에게 그 길이 되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가 발굴한 제주의 첫 제자는 실용음악을 전공해 지금은 강사로 출강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 그는 인근 마을인 감산리 주민으로 구성된 밴드와 대평리 밴드를 지도하게 됐다. 무대에도 여전히 서고 있다. 매일 밤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라이브카페 '하얀밤'에서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이 카페는 같은 그룹 출신 음악인 이형상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이들을 알아보고 '한동안 뜸했었지'같은 노래를 불러달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미8군에서 윤시내와 함께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가 끄집어낸 오랜 추억속에는 한국대중음악과 재즈음악의 역사가 함께 들어있다. 그는 끝으로 제주의 청소년들에게는 '감성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스타'가 아닌 '뮤지션'이 되라고 말한다. "자신이 하고싶은 음악을 하고 즐겨야죠." 요즘 그는 새로운 기쁨에 빠져있다.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초등밴드를 지도하고 있는데 눈빛이 초롱초롱한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이래저래 그에게 제주는 여전히 꿈같은 곳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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