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을 막고 있는 대장암 내시경. 스텐트 삽입 후 사진. /사진=제주대학교 병원 제공 육류과식·흡연·음주 등 원인 내시경 꺼려 조기발견율 낮아 # 평소 회식 자리가 잦았던 55세 K씨가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K씨는 약 일주일 전부터 변보기가 힘들었고 이틀 전부터는 변을 볼 수가 없었다고 얘기했다. 어제 저녁부터는 방귀도 나오지 않으면서 배가 쥐어 짜듯이 아파 집 근처 개인 병원을 방문했다가 장이 막혔다는 말을 듣고 응급실을 찾았다는 것이다. 진찰 결과 구불결장에 있는 혹이 장을 막아서 대장과 소장이 심하게 늘어나 있었다. 환자는 평소 육류와 술을 즐기고 약간 비만이며, 50세 때 건강 검진에서 대장 내시경을 권유 받았으나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고 있었다. 환자는 응급실에서 경항문스텐트 삽입술을 받았고, 다행히 성공했고 수술을 위해 외과로 입원, 복강경으로 대장절제술을 시행하고 3기에 해당돼 12번의 항암 치료 후 현재 3년이 지났으며 재발없이 병원에서 관리되고 있다. ▶대장암=국가암등록통계(2008년 기준)에 의하면 1999년 10만명당 27.0명이었던 남성 대장암 발병률은 2008년 47.0명으로 연평균 6.9%나 상승했다. 위암(연평균 -0.6%), 폐암(연평균 -7%), 간암(연평균 -2.0%) 등 다른 주요 장기의 발병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성 대장암 역시 연평균 5.2%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제암연구기구(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 의 대장암 발병률 데이터에 따르면 2030년 우리 나라 대장암 발병건수가 현재보다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남성 대장암 발생률이 높은 것은 곡물 섭취의 감소를 비롯해 육류 소비량의 증가, 남성의 높은 흡연율, 높은 음주율, 비만율 증가 등의 서구화된 식생활과 잘못된 생활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장암의 증상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도 현재의 의학으로는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최선이다. 그러나 아직도 대장암은 대장내시경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조기 발견율이 다른 암에 비해 저조하다. 발견시 후기진행암으로 발견되는 비율이 다른 암에 비해 높다. 지난해 대한대장항문학회는 2005~2009년 5년 동안 건강검진을 위해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총 51만 9866명의 위암과 대장암의 진단 양상을 조사했고, 이중 3~4기 후기진행암의 비율이 대장암이 위암에 비해 2.7배(대장암 20.9% vs 위암 7.7%)나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특히 몸에 이상을 느끼고 외래를 방문,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분석 결과는 더 심각해 이들 중 3~4기 후기 대장암으로 진단받는 비율은 무려 51.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기별 치료방법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Q & A ] 1.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환자들은 평소에 너무나 건강했는데 갑자기 암이 생겼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암은 아무리 빨리 자란다고 해도 단층 촬영 등으로 발견 가능한 1cm²크기가 되기 까지는 5~10년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적절한 방법으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하면 조기에 발견, 효과적으로 치료 할 수 있다. 2. 암은 나와 상관없다. =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는 나이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200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남자는 평균 수명인 75세까지 생존할 때 세 명중 한 명에서, 여자는 82세까지 생존할 때 네 명중 한 명이 암에 걸린다. 3. 암에 걸리면 십중팔구 죽는다. =사람 몸에서는 약 200여종의 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중에서 대장암은 예후가 좋은 암에 해당한다. 1~2기 환자는 85~95%의 5년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으며, 3기는 60~70%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4기 다시말해 예전에는 말기라고 부르던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해지면 높게는 30%의 5년 생존율도 기대할 수 있다. 4. 대장암에 걸리면 무조건 서울로 가야 한다. =암은 한 번의 치료로는 끝나지 않는다. 암 진단을 받은 후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그리고 5년 간의 꾸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자신의 연고지에서 담당의사를 정해 자주 쉽게 만나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암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대장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담당 의사를 자주 안만나면 지침을 무시하고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잘못 사용해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5.수술 후 재발을 막으려면 고기를 먹으면 절대로 안되나? =대장암의 발생과 붉은 살코기 혹은 동물성 지방과의 연관성은 비교적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전체 인구집단에서 식이의 영향을 말하는 것이지 개개인에 대해 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암이 발생한다는 식의 설명은 아니다. 또 수술 후 재발과 육식과의 연관성에 대한 증거는 매우 희박하다. 문제는 수술 및 이후 항암치료 시 적절한 영양공급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단백질의 적절한 공급은 치료를 이겨나가는데 필요하다. [ 전문가 의견/장원영(외과, 제주 지역암센터)]"자신과 가족을 지키자" 대표적인 서구형암으로 알려졌던 대장암이 우리와 우리 가족을 위협하게 된 이유는 서구화된 육류 위주의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이 이유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대장암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방법은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식생활에서는 섬유소가 풍부해서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채소 과일을 하루에 200g 이상 섭취하고, 붉은 육류나 가공육을 피하고 담백한 가금류, 생선, 두부를 찾아 먹는 것이다. 이 외에도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 체중을 유지하고, 금주, 금연을 하는 것이 방법이다. 둘째는 50세 이상의 나이에서는 5년에 한 번 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 암이 되기 전단계인 용종을 발견 제거하고, 혹시 암이 발견되면 조기에 치료하는 방법으로 현재의 의학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조기 발견, 조기 치료를 실현하는 것이다. 셋째는 대장암이 발견된 환자와 가족은 전문가와 상의해서 추적 관찰 방법과 기간을 개인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계획해서 맞춤 치료를 하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대장암 조기 검진율의 증가와 치료수준의 향상에 힘입어 세계 최고의 완치율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은 대장암이 본인과 가족의 몸에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조기 발견, 조기 치료로서 나와 우리 가족을 대장암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암이 진단되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으며 경제적으로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비슷한 식생활 습관을 가진 가족은 동일한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 역시 대장암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생활 개선, 운동, 생활습관 개선 등 대장암의 예방과 치료의 모든 과정에 가족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대장암은 혼자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가족, 본인이 함께 힘을 모아 치료해 간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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