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새(Tribulus terrestris L.). 학명의 '트리불루스(Tribulus)'는 '마름쇠'를 뜻하며, 테레스트리스(terrestris)는 육지에서 자란다는 뜻이다. 남해일부·제주에 분포하는 보기드문 식물 특징 및 모양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 제주 해안에서 자라는 '남가새'라는 식물이 있다. 얼마 전 제주 모처의 해안에서 이 식물을 보았다. 비양도에서 자란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필자는 그곳에서는 보지 못하였다. 사실 국내에서도 남해일부와 제주에만 분포하는데 제주에서도 보기 드문 식물이다. 남가새는 건조한 모래땅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는 많이 갈라져 사방으로 납작 엎드려 기어가는 모습으로 자라고 있었다. 잎은 언뜻 보기에 콩과의 황기속 식물과 비슷한 모양새를 가졌으며, 짧고 긴 털이 많았다. 잎겨드랑이에서는 자루가 있는 앙증맞은 노란색의 꽃이 한 개씩 피었다. 열매는 다각형으로 여러 조각으로 갈라지며 날카로운 가시돌기가 많아 잘못만지면 찔리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 졌다. '남가새'란 이름의 의미는 뭘까? 왜 이렇게 독특한 이름을 붙였을까? 그러나 어디에도 '남가새'란 이름에 대한 유래를 설명하는 문헌은 없었다. 한자표기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우리말사전에서도 뜻을 유추할 수 없었다. 단지 남가새의 다른 이름으로 '납가새', '백질려', 악마의 가시(devil's thorn), 염소머리(goathead), 구멍내는 덩굴(puncture vine), 압정풀(tackweed), 浜菱(빈릉, ハマビシ, 바닷가마름) 등 모두 다 열매의 특징을 표현한 이름이었다. 특히 영어이름 중에 'caltrop'이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마름쇠'를 칭하는 단어였다. 그럼 마름쇠는 뭘까? 마름쇠란 마름열매(菱角) 꼴로 만들어져 적의 침투를 저지·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면에 깔아 사용하는 방어용 무기의 일종이다. 능철(菱鐵), 여철(藜鐵) 철질려, 쇠마름, 말밟쇠, 납가새 라고도 한다. 비로소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구전되어진 식물이름은 열매의 모습을 칭하는 '납가새(=마름쇠)'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후 발음의 편의상 '남가새'란 이름으로 변형되지 않았나하는 짧은 생각을 해보며 이진명 시인의 '납가새꽃'을 읊조려 보았다. <이학박사·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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