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종·박윤자씨 부부는 건조하고 삭막한 도시생활을 떠나 고향에 정착하면서 진솔한 '행복'의 의미를 키워가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고향 내려온지 4년만에 정착 부농 꿈 새록 8곳 취나물밭서 경작 연 2억원 매출 올려 노모 봉양 자유로운 전원생활 만끽 '보람' "고향에 내려온지 4년째다. 남들은 다들 나를 미쳤다고 한다. 새벽 2~3시부터 일어나 취나물을 삶고, 아침되면 건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동네 분들이 땅도 빌려주고 이젠 오히려 취나물 농사법을 배워주고 있는 '처지'다. 부지런하지 않은 농부는 성공할 수 없다." 2008년 고향 제주에 내려와 정착한 김여종(50)씨의 하루 해가 짧다. 부모님이 하는 밭일을 어깨 너머로 봐왔던 터라 농사가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어릴적 고향 애월읍 곽지리를 떠나 20여년만에 돌아와 처음 시작한 농사는 그리 녹록하지 만은 않았다. "2006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늙으신 어머니(고정일·81) 혼자 농사를 짓고 있어 모친을 모시고 농사를 돕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지난 20여년간 서울에서 식당도 운영하고, 회사도 다니고, 10여년간 개인택시도 탔다. 막상 접한 농사가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엔 주위 사람들 말만 듣고 비료를 너무 많이 주거나 농약 뿌리는 시기를 놓쳐 말라버리거나 병충해가 발생하는 등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실패의 연속으로 예초기로 모두 베어내야 하는 좌절도 많았다." 귀촌한 이후 짧은 기간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천성적으로 부지런함이었다. 박윤자(47)씨는 남편 김씨의 부지런한 모습을 늘 곁에서 지켜보며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비가 와도 하루에 한번은 밭을 둘러봐야 직성이 풀리는 양반이다. 현재 16만5000㎡(5000평) 상당의 취나물밭 8곳과 9900㎡(3000평) 상당의 쪽파밭 3곳, 시범재배중인 비트밭 등 12곳을 경작하고 있다. 이중 실제 소유중인 땅은 물려받은 4884㎡(1480평)이 전부다. 나머지는 형제나 마을사람들에게 임대한 땅이다. 현재 보조를 받아 우리 땅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있다. 취나물 건조시설도 갖출 생각이다. 생야채로 나가는 것보다는 건조해 파는게 이익이 많이 난다." 이들 부부가 출하하는 취나물만 연간 2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중에는 건조물량만도 7000만원을 차지하고 있다. 인건비며 유통비며 제외하면 대도시에서 생활할 때만큼이겠지만 곁에서 노모를 봉양하고 자유롭게 전원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만은 '부자'다. 곽금초등학교를 다니는 영재(11)와 영근(8)이 등 두아이를 마음놓고 키우는 것도 전원생활에서 느끼는 큰 보람이다. 연간 4~5회 수확할 수 있는 취나물은 수익도 좋다. 3.3㎡당 많을 때는 3만원선에 이른다. 양배추나 브로콜리를 재배하는 것보다 정성이나 손이 많이 가지만 생산성은 좋다는 입장이다. 향기가 좋아 병충해가 많이 타고 연중 취나물을 수확하는 일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지만 건조하고 삭막한 도시생활을 떠나와 고향에 정착하면서 그들은 진솔한 '행복'의 의미를 키워가고 있다. 겨울 한파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라는 푸르른 취나물처럼 이들 부부의 향기도 짙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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