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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용암해수 성공 방안을 찾는다](10·끝)제주의 용암해수 산업
투자진흥지구 지정 등 기업지원 인센티브 절실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1. 12.20. 00:00:00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들어서고 있는 19만5000㎡ 규모의 용암해수 산업화 단지내 설치된 용암해수 취수시설.  /사진=강경민기자

화장품 제조·식품사업 등 특화산업 추진 필요
희귀 미네랄 성분 인체에 미치는 영향 규명도
日 아사히처럼 해수로 맥주 효모 발효 주목

제주용암해수 산업화는 용암해수 자원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1·3차 산업에 편중된 취약한 도내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고 제주 미래산업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해 자립경제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총 사업비 176억원을 투입해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19만5000㎡ 규모의 용암해수 산업화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용암해수산업화 단지에는 먹는 물과 맥주, 기능성 음료와 화장품, 식품 제조 회사와 수치료센터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입주한 기업들을 지원할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사업단 임시 사무실. 

▶어디까지 왔나=현재 코스메틱 관련 16개 업체가 용암해수산업단지 입주의향을 보이고 있으며 제주자치도는 오는 2013년 6월까지 연간 1만5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맥주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곳에 맥주공장을 설립하는 이유는 용암해수를 맥주 효모발효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맥주를 만드는데는 맥주 효모가 필수불가결하다. 맥주맛은 맥주맥(맥즙) 효소 등 원료의 종류와 양의 배합에 따라 달라지는데 해양심층수는 맥주 효모 발효를 활발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일본 아사히 맥주도 해양심층수의 미네랄과 영양원을 이용해 효모의 발효를 촉진시키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제주용암해수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지난해 1월 제주특별자치도 용암해수산업화추진팀에서 담당하던 제주용암해수 산업화 단지 조성 업무를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로 이관했고 용암해수산업단지에 편입된 공유재산 22필지 17만9868㎡도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에 현물 출자했다.

▲세계 각국의 생수와 기능성 음료 제품들.

▶성공 조건은=제주용암해수와 유사한 성분을 갖는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도는 해양심층수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하와이주 해양심층수 산업도 온도차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연구 개발과 하와이 기후에 적합한 해양수산 양식은 큰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식품 등 나머지 사업들은 맥을 못추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용암해수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제주에 적합한 산업을 선택,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용암해수의 효능도 입증해야 한다. 용암해수에는 해양심층수에 없는 바나듐, 게르마늄, 셀레늄 등과 같은 화산암반에서 유래한 희귀 미네랄이 함유돼 인체에 유익하다지만 장기간 임상실험을 통한 효능은 입증하지 못한 상태다.

또 대양의 표층에서 수심 200m까지 분포하는 표층수(수온약층 상부의 물)는 상부와 하부의 온도차에 의한 대류혼합으로 인해 해수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주 동부지역의 지하 40~150m 깊이에서 끌어올려 활용하는 용암해수와 도내 육상 양식장에서 지난 1990년도부터 이미 개발해 어류양식에 사용하고 있는 지하해수와의 각종 물리·화학적 차이점 등을 밝혀야 한다"면서 "이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에는 단순히 바닷물에서 염분을 빼낸 담수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흘러들어 와서 화산암을 거쳐서 정제가 된 것이기 때문애 강우량의 영향을 받는 것은 지하수와는 달리 강우량과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장기간 취수시 수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제주의 지방산업단지 1호인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유수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적절한 산업단지 토지 분양가 책정(제주첨단과학산업단지 수준) 및 투자진흥지구 지정 등 다양한 기업지원 인센티브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 분양가는 평당 50만 원정도. 이같은 분양가는 산업단지 인근 토지의 평균 시세 10만원대의 5배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첨단과기단지 내 산업시설용지 분양가 평당 37만원보다 높은 실정이다.

용암해수 '먹는 물' 판매가 책정도 신중해야 한다. 제주자치도는 0.5ℓ기준으로 해양심층수 2500원 보다 낮은 1500원~2000원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설립한 (주)강원심층수의 해양심층수 먹는물 '천년동안'은 미국 FDA 및 IBWA(International Bottled Water Aassociation:국제생수협회)의 최종 승인까지 받았으나 고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입을 기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는 회원제 인터넷 주문판매에 주력하고 있으며 350㎖ 1세트(20병)에 1만6000원(택배비 별도)이다.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 고기원 단장은 "제주 삼다수를 프리미엄으로 하고 용암해수 먹는 물은 누구나 쉽게 먹을수 있는 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터뷰/ 김병호 용암해수사업단장] "활용 가능한 수자원 적극 개발해야"

"용암해수는 알코올에 의한 세포손상을 억제해 숙취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고 골격근육세포의 포도당 흡수를 40%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테크노파크 김병호(사진) 용암해수사업단장은 19일 그동안의 용암해수 연구성과를 이렇게 밝히고 "이같은 효능을 갖고 있는 용암해수를 이용하는 산업화 추진시 1·3차 산업에 편중된 취약한 도내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제주 용암해수 산업은 다른 국내외 지역에서 개발하고 있는 해양심층수 산업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김 박사는 "해양심층수를 뽑아 올리는 취수관 설치비용은 50억~100억원 정도가 필요하지만 용암해수는 바로 육상에서 취수를 하기 때문에 관정을 굴착하는 데 1억~2억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어 "화산암반에서 유래한 바나듐과 게르마늄, 셀레늄 등과 같은 희귀 미네랄을 이용해 먹는 물과 기능성 음료, 화장품, 식품을 생산하고 수치료센터 등을 운영할 경우 연관 산업들이 동반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아울러 "한국능률협회 용역 보고서의 물 소비량 추이 분석결과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세계 인구의 38%인 약 27억 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미래의 물 부족에 대비해 활용 가능한 수자원의 보다 적극적인 개발과 산업화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우리 지역에 무한적으로 사용 가능한 순환자원인 용암해수 사업은 제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매길 할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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