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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의 건강보고서
[제주의 질병 50선](51)위·십이지장 궤양
스트레스 가장 큰 원인… 빈 속일때 윗배 아프면 의심을
입력 : 2011. 12.22. 00:00:00

▲상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한 남성이 위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위산분비 촉진 요소 등 탓
상복부 통증·속쓰림 많아
약물·식이요법 병행 중요

# 36세 남성이 한 달 반전부터 시작된 상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식전에 아프고 식후 호전되는 양상이었다. 한번 속이 쓰리면 한 시간 반 정도 지속된다고 했다. 속이 매스꺼운 증상이 동반됐지만 구토는 않았고, 대변색은 정상이었다. 최근 2kg 정도의 체중 감소가 동반됐다. 다른 질병은 없었으나 담배를 하루에 1갑씩 매일 15년간 피어왔다. 1주일에 1~2번씩 소주를 2~4병 정도 마셔왔고, 불규칙한 식사와 스트레스가 많았다. 검사결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관련 위궤양이었다.

▶위·십이지장 궤양=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은 본래 독립된 두 개의 질환이나 한꺼번에 소화성 궤양이라고 한다. 위액에 노출되고 있는 소화관 벽의 조직 결손인 위·십이지장궤양은 식생활의 변화, 스트레스로 인해 최근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연령분포를 보면 위궤양은 50대에 가장 많고, 십이지장궤양은 30대에 많다. 또 남성이 여성보다 약 2배 이상 발생하며 재발도 잦다.

위궤양은 소화 시간이 늦어지거나 위 운동이 잘 되지 않고 십이지장 내용물이 위 점막에 역류해 만성 염증성 변화를 일으켜 발생한다. 위궤양은 위산과다 분비와는 연관성이 거의 없다.

십이지장궤양은 유전적 인자, 긴장·초조·불안감 등 스트레스, 흡연, 약물, 소화관 호르몬 그리고 위산 분비 과다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개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다.

▶원인=소화성 궤양의 원인은 궤양을 일으키는 공격 인자와 이를 막는 방어 인자 사이에서 공격인자의 우세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공격 인자로는 위산, 펩신(소화 효소), 스트레스 등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요소들이 있다. 특히 스트레스는 지나친 긴장이나 걱정, 초조, 좌절, 불안, 공격적이고 소극적인 행동 등이 요인으로 작용하며, 정신 근로자에게서 발생률이 높다.

▷정신적 요인=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스트레스가 뇌하수체를 자극해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이 호르몬은 위벽을 자극해 위액의 분비를 증가시켜 궤양이 발생한다.

▷헬리코박터균=위점막 내에 헬리코박터라는 특수한 세균이 자라 위 점막의 염증을 일으키고 이 염증이 소화성 궤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약물 및 기타요인=최근 많이 복용하는 아스피린과 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소염제가 주요 원인이다. 해열제, 거담제, 항생제 등의 약물남용이나 흡연도 원인이 된다.

▷식사성 요인=폭음, 폭식 등 급히 먹는 식습관과 불규칙한 식사, 과음, 과식, 지나치게 뜨겁거나 찬 음식, 섬유소가 많은 식품, 향신료 등은 소화성 궤양의 원인이 된다. 단백질이 결핍되면 위의 저항력이 약해져 위,십이지장궤양에 걸리기 쉽다. 커피 중의 카페인이나 지속적인 과음도 위 점막을 자극해 위·십이지장궤양을 유발한다.

▲소화성 궤양의 사진들이다. 왼쪽은 다발성 양성 위궤양, 오른쪽은 십이지장 궤양의 사진. /사진=제주대학교 병원 제공

▶증상=임상증상으로는 상복부의 통증과 속쓰림이 가장 많다. 전형적인 임상 증상은 궤양 통증으로, 환자의 90% 이상에서 나타난다. 통증은 상복부 중앙 또는 약간 좌측에 국한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 명치 근처의 안쪽으로부터 앞가슴이나 등 쪽으로 퍼져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은 만성적이고 주기적(환절기 특히 봄·가을)으로 발생하며, 쑤시는 듯, 타는 듯, 물어뜯는 듯 또는 칼로 베는 듯한 느낌이 있다. 보통 식사 후 2~3시간이 지나서 통증이 나타나며, 식사 직후 바로 아픈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공복 시 상복부 통증이 있다면 위·십이지장궤양을 의심해야 한다.

궤양통의 특징 중 하나는 야간 복통이다. 궤양 환자는 새벽에 상복부가 아파 잠이 깨기도 한다. 궤양통의 또 다른 특징은 어떤 시간에 나타났다가 그 때가 지나면 통증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통증외에도 신트림이 올라온다든지 헛배가 부르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많고, 구역질이나 구토를 하는 환자도 있다. 식욕부진도 많이 호소하는데 위궤양 환자가 십이지장궤양 환자보다 더 흔히 감소하는 편이며, 이로 인해 체중 감소가 초래되는 환자도 위궤양 환자의 약 40%에 이른다고 한다.

▶대처=만성질환이므로 약물요법과 함께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관계있기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 과로를 피한다. 궤양성 환자들은 위산분비를 촉진시키는 카페인 음료를 삼가며 금연도 필수사항이다. 1회 식사량은 소식으로 하며 양이 부족할 때에는 자주 먹도록 한다. 위를 자극하는 뜨거운 음식이나 찬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천공과 대출혈 등 합병증을 일으킨 경우는 긴급 수술을 요한다.

약물요법(복용을 중지하면 재발할 수 있다), 위액분비 억제제(프로톤 펌프 억제제, 항콜린제, 항가스트린제, 항히스타민제), 점막보호제와 식사요법(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고 즐겁게 식사)이 있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고 한끼의 양은 소량으로 식사횟수를 1일 5~6회로 늘린다.

위산을 중화할 수 있는 식품을 선택한다. 우유 및 유화지방은 중화작용이 있어 궤양을 보호하는데 효과적이다.

상처의 회복을 촉진시킬 수 있는 식품을 사용한다. 궤양의 치료를 위해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C를 충분히 공급한다.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Q & A ]

1. 상복부 통증이 있다가 갑자기 토할 때 혈액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

=궤양으로부터의 대량 출혈에 의한 토혈, 하혈은 폐로부터 나오는 선홍색 객혈과는 달리, 흑갈색 또는 커피색이며 음식물과 함께 나올 수 있다.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대량의 객혈을 하면 안색은 창백해지고 맥이 희미해지며, 혈압이 내려가는 증상과 함께 쇼크 상태에 빠지거나 실신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궤양으로부터의 출혈이 대변과 함께 배설되면 변이 검은 색을 띠고, 대량의 출혈이 있으면 콜타르 같은 변, 소위 짜장면 같은 대변이 나온다. 하혈의 경우에도 대량일 경우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기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2. 위·십이지장 궤양은 만성이 되면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나?

=위궤양의 경우는 있어 궤양이 좀처럼 낫지 않을 때는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며, 위내시경 검사 및 조직검사를 통해 악성 유무를 감별해야 한다.

위궤양 일부에서는 조기위암이나 진행성 암일 수 있다.

3.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장기간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위궤양이 자주 재발한다. 궤양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위내시경 검사를 해 헬리코박터 균이 있는지 확인 후 제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궤양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약물 유지 요법이 필요하다.

[전문의 의견/송현주(소화기내과)] "호전·악화 반복 특징"]

위·십이지장 궤양 즉 소화성궤양은 소화기계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질환 중 하나로 과거 "no acid, no ulcer"와 같은 원인 개념이 헬리코박터 및 비스테로이드소염제로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으나 약 10% 내외로 추정하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 발생률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예측된다.

임상적으로 소화성궤양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특별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과거 헬리코박터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유지요법을 하지 않을 경우 재발이 흔히 관찰됐으나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이뤄지면서 재발률은 감소하고 있다.

임상적으로 소화성궤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상부 위장관 내시경으로 확인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는 소화성궤양의 진단에 가장 표준적인 검사 방법으로 진단 정확도는 95% 이상이다. 검사 중 조직 진단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소화성궤양의 중요한 원인인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동시에 알아볼 수 있다.

내시경에서 소화성궤양의 전형적인 모양은 대개 원형의 형태로 주위 점막과의 경계가 분명하며, 부드럽게 폭이 감소하며 궤양의 중앙부를 향하는 함요 주름을 동반한다. 급성기인 경우에는 악성 궤양과 마찬가지로 출혈이 동반될 수 있다. 내시경에서 소화성궤양으로 진단된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악성이 의심됐으나 조직검사에서 양성으로 결과가 나온 경우 재생검 또는 추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내시경에서 소화성궤양으로 진단된 경우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헬리코박터 감염에 의해 발생한 소화성궤양에 대해 헬리코박터 제균은 궤양을 치료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궤양의 치료를 위해 헬리코박터 제균 기간을 포함해 4주에서 8주 동안 항궤양 제제를 투여한다. 비스테로이드소염제에 의해 발생한 소화성궤양의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의 투여 중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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