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명, 2월 3명, 4월 1명, 6월 1명, 10월 4명, 11월 2명…. 이렇게 올 한 해 모두 12명의 해녀가 삶의 터전인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 2008년 3명, 2009년 7명, 2010년 6명에 비해 훨씬 많은 해녀가 자맥질을 하다 세상을 뜬 것이다. 숨진 해녀는 대부분 70대이지만 한창 물질할 60대도 3명이고, 80대 1명, 40대 1명 등이다. 매년 제주바다에서는 이처럼 물질하다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도 뚜렷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해녀를 유네스코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정작 해녀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는 노력에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녀들은 한평생을 같이 한 동료가 잠수하다 생명을 잃는 경우를 보면서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올해 유독 숨진 해녀가 많다보니 '제주바다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몹시 불안해하는 목소리를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살아남은 자들은 동료들 곁을 떠난 해녀를 위한 무혼굿을 열며 영혼을 위로하고 스스로를 다잡는다. 실제로 지난달 제주시 한 마을에서는 마을어촌계가 마을을 대표해서 거친 바다를 터전으로 힘들게 살다간 고인과 그 가족을 위로하는 굿을 엄숙하게 진행했다. 이는 누구랄 것도 없이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연 무혼굿이라는 데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이런 굿은 어느 한 단체가 불특정적으로 여는 것은 한계가 있고, 효과도 반감된다. 그래서 제주자치도가 도민을 대표해서 해녀들을 위로하는 굿을 정기적으로 열 수 있도록 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보면 어떨까 싶다. 평소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해녀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해녀의 아들입니다"란 말을 자랑스레 하곤 한다. 기자는 이 말이 "해녀의 아들로서 여러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고민을 들어줄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이런 우 지사이기에 해녀들이 목숨을 잃는 열악한 현실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도의 상징이자 한때는 제주경제의 버팀목이었던 해녀들은 그만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해녀들은 삶의 현장에서 동료들을 떠나보내기도 하고 또 스스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바다를 떠날 수가 없다. <김명선 사회교육부 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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