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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시대 FTA파고를 넘는다
[개방시대 FTA파고를 넘는다](5)밭작물 대농가 현성희씨
밭 임대해 기계화로 억대 수익 올려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입력 : 2012. 02.23. 00:00:00

▲약 20만여㎡의 밭에서 콩과 보리, 참깨 등을 농사짓는 현성희씨는 "밭작물도 규모를 넓히고 기계화를 통해 생산비를 줄인다면 특용작물 못지 않은 성공을 확신한다"고 강조한다. /사진=강경민기자

콩·보리·참깨 등 26년째 농사짓는 젊은 일꾼
다량 보유한 농기계로 20만여㎡ 밭농사 척척
"중산간 지대 노루피해 심각해 해결방안 절실"

"날이 갈수록 수입농산물이 물밀듯 들어와도 우리 농업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농업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한눈 팔지 않고 농삿일에 부지런히 매달리면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과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유명소설 제목처럼 남들이 너도나도 손을 대는 특용작물이나 과수농이 아닌 순수한 밭농업만으로 억대 수입을 올리는 제주시 노형동 현성희(47)씨의 농업에 대한 인식은 이렇듯 간결하면서도 확실하게 들린다.

한마디로 젊은 일꾼답게 영농 규모를 늘리고, 기계화를 통해 생산비를 줄이면서 부지런히 움직이면 소득은 절로 따라오게 마련이라는 게 그의 지론인셈이다.

현씨는 지난 1985년 제주농고를 졸업한 직후 아버지와 함께 감귤 과수원을 하다가 지난 1989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영농에 뛰어들어 올해로 26년째를 맞는 '베테랑' 농업인이다.

그는 '베테랑' 농업인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현재는 제주시 번화가 '1번지'로 꼽히는 노형동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무려 20여만㎡(6만평) 규모의 밭작물을 재배하는 대농(大農)이다. 상당수 농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는데다 밭 필지만도 50개에 이를 정도다.

현씨가 주로 재배하는 밭작물은 제주의 전통작물인 콩 보리 메밀 참깨 등이다. 영농면적이 넓은만큼 경쟁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기계화를 확실하게 이루면서 소득 역시 다른 과수작물 등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때문이었다.

특히 그는 오랜기간 영농을 통한 '노하우'로 생산량 및 품질 향상에 선도농가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실제 참깨 재배의 경우 적심(순 자르기)재배를 통해 수확량을 대폭 늘리고, 품질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깨 가지의 위·아래 품질이 균일해 높은 가격을 받는가 하면 수확량도 3300㎡(1000평)에 15가마(40kg)를 생산할 정도다. 이 외에 농작물별로 칼슘제 등 시비량을 적정하게 해 주고, 파종시기도 경작지의 위치(해발고도)에 따라 달리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또 그는 철저한 영농 기계화를 통해 파종·수확에서부터 건조·포장에 이르기까지 직접 작업에 나섬으로써 시간 및 비용절감 등에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그가 보유중인 농기계만도 콤바인 트랙터 건조기(참깨건조기, 농산물순환건조기), 베일러(결속기), 지게차, 굴삭기 등 다수에 이를 정도다.

현씨는 이 같은 영농규모로 인해 연 평균 매출액이 2억5000만원을 웃도는가 하면 순이익만도 1억원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그러나 현씨는 가장 큰 영농 어려움으로 중산간지대 노루피해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의 절실함을 지적했다. 그물설치를 해도 파손이 쉽게 돼 버리는가 하면 임대농의 경우 임대한 밭을 임대차계약서를 쓰거나 농지원부에 올리기 어려운 현실때문에 피해보상도 매우 어려운게 현실이라는 얘기다.

현씨는 이에따라 "앞으로 개체수가 계속 늘어나는 노루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정 해발고도 이하로 내려오는 노루에 한해서 포획허가를 내주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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