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11)아이가 소변을 자주 봐요
"저절로 괜찮겠지" 방치 말고 세심히 관찰을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2. 03.16. 00:00:00

▲아이가 잔뇨감을 호소하거나 속옷에 소변을 지리면 배뇨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그림=강지윤

정상적 소변가리기 만4세 가능
신경학적 원인 유무에 따라 구분
잘못된 배뇨자세는 교정해줘야

예전에 아이들이 이부자리에 실례(?)하면 아직 어리니까 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변보는 횟수가 너무 잦거나 참다가 급하게 보는 경우를 비롯해 시원하게 배뇨하지 못해 잔뇨감을 호소하거나 소변 줄기가 끊어지며 경우에 따라 낮 혹은 밤에 소변을 속옷에 지린다면 배뇨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한경희 교수의 자문으로 소아배뇨장애에 대해 알아 본다.

▲한경희 교수

▶아이 스스로의 의지가 중요

정상적으로 소변이 방광에 충만되기 위해서는 교감신경과 서혜부 신경에 의해 방광 근육이 이완되고, 요도 괄약근의 수축으로 방광입구의 조임이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신생아는 배뇨반사궁에 의해 하루 15~20차례 배뇨를 하게 되며, 만 1~2세에는 방광의 충만 감각을 느끼게 되고 성장함에 따라 방광 용적이 증가해 만 4세가 되면 성인과 같은 패턴의 정상 배뇨를 이루게 된다.

정상적인 소변 가리기는 이런 발달과정에 비추면 만 4세가 돼야 가능하게 된다. 소변가리기를 위해서는 방광 충만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대뇌에서 배뇨를 억제할 수 있는 통제 기능이 성숙해야 한다. 요실금을 방지하기 위해 자의적인 괄약근 조절 기능이 필요하고, 방광 용적의 증가와 무엇보다도 아이 스스로가 소변을 가리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여아인 경우 남아보다 소변가리기를 더 일찍 이룰 수 있다.

소아배뇨장애는 신경학적 원인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뉜다. 흔히 신경계의 이상이 없이 발생하는 비신경탓 방광을 소아배뇨장애라 일컫는다. 소아배뇨장애는 배뇨 단계에 따라 방광의 저장기 이상과 방광의 배뇨기 이상으로 분류한다. 저장기 이상에는 대표적으로 과민성 방광이며, 소아에서 낮동안의 요실금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10회 이상 잦은 소변을 보며, 소변이 급해 참는 행동을 보이고, 1회 배뇨량이 적다. 배뇨기 이상에는 대표적으로 방광근육-요도괄약근 협동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기능적 배뇨 장애가 있다.

소변가리기를 완료한 4~6세 소아에서 낮동안에 갑작스런 빈뇨가 10~15분마다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배뇨통이나 요로감염, 야뇨증이 없이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daytime frequency syndrome of childhood라 한다. 유치원에 입학하거나 가족내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요충 감염과 요로감염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는 2~4개월 정도 증상이 지속될 수 있으나 대부분 저절로 좋아진다.

일부에서는 dysuria-hematuria syndrome이라 해서 요로감염 없이 현미경적 혈뇨나 육안적 혈뇨와 동반된 빈뇨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원인은 고칼슘뇨증으로 인한 2차적인 현상으로 소변의 칼슘배설을 확인해야 한다. 심할 경우 이뇨제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배뇨장애 진단시 병력 청취

소아배뇨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병력청취가 중요하다. 출생시 특이사항은 없었는지, 발달 과정은 정상이었는지, 증상이 나타난 시기가 언제이고 얼마나 지속됐는지를 포함해 배뇨장애 평가 설문지를 통해 배뇨 증상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소아배뇨장애는 신경학적 이상이나 요로감염, 혹은 역류나 중복요관과 같은 해부학적 이상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질환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여아인 경우 성적학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소아배뇨장애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배뇨일지를 기록함으로써 방광용적과 방광기능의 이상을 확인해야 한다. 집에서 보호자가 아이의 배뇨의 시간과 양을 기록하고, 배뇨 시 특이할 만한 증상 및 야간뇨의 빈도와 양, 취침 및 기상시간, 수액 섭취의 양과 시간 및 수액의 종류, 배변 횟수를 자세히 기록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치료 효과를 평가할 때도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부모 강압적 태도 지양해야

잘못된 배뇨자세는 골반바닥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영향을 미쳐 배뇨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남아인 경우 좌변기의 위치가 높아 아이가 까치발을 하면서 배뇨를 하면 배뇨 중 괄약근이 충분이 이완되기 어렵기 때문에 발판을 마련해 편안한 자세에서 배뇨를 하도록 해야한다.

여아인 경우 골반바닥근이 이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뇨를 하게 되면 배뇨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깊이 숙여 아랫배에 힘을 주어 배뇨를 하는 자세를 보이게 된다. 이런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발이 바닥에 닿지 않고 공중에 달리지 않게 발판을 마련하고, 변기에 걸터 앉지 않고 깊숙이 앉도록 한다. 옆으로 앉거나 속옷을 발목까지 완전히 내리지 않는 자세는 골반바닥근의 이완을 방해하므로 이를 교정해야 한다.

배뇨 행위 중 급하게 일어나는 습관, 일부러 끊어서 배뇨를 하는 습관이나 놀이나 TV 시청에 집중해 배뇨 시기를 놓치는 습관은 아이와 대화를 통해 방광과 신장에 손상을 줄 가능성을 설득해 교육시킨다. 화장실을 싫어하는 이유가 있으면 이를 파악해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화장실을 좋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나 잘못된 습관을 야단치는 경우 잘못된 소변훈련을 습득하게 돼 배뇨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