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앗'은 지체, 뇌병변, 신장장애 회원 2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도내 최초의 여성장애인합창단이다. 원윤희(사진) 단장은 작년 3월부터 합창단을 이끌고 있다. 지난 27일 만난 그는 "다양한 종류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었던 건, 우리가 합창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윤희 단장은 인터뷰 내내 불편한 오른손을 매만졌다. 두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그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 지어야 했다. 음악을 배우고 싶어도 기타나 피아노를 치는 일은 머릿속으로만 그려볼 뿐이었다. 그러다 불연듯 합창을 떠올렸다. 누구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게 이유였다. 원윤희 단장은 "불편한 곳이 손이든 다리든 목소리만 낼 수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합창"이라며 "활동 제약이 있는 장애인들이 문화 활동을 하기 가장 좋은 분야일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만 키우던 때,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장이 손을 내밀었다. 다행히 여러 사람들의 도움도 이어져 반주·지휘 등의 문제가 해결됐고 '띠앗'은 닻을 올릴 수 있었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지만 활동은 점차 안정돼 갔다. 악보를 읽지 못해 헤매기 일쑤였지만 함께 배우는 즐거움이 컸다. 연습한 곡이 찬찬히 쌓일 수록 삶엔 활기가 넘쳤다. "지난해 사회복지사의 날을 기념해 열린 장애인 경연에서 저희가 2등을 차지했어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 없이 기뻤죠." 원윤희 단장에게 오는 11월 17일은 특별한 날이다. '띠앗'의 첫 정식공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자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장애인 예술활동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450석 규모의 관객석과 마주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던 저희들의 공연이 사람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넌지시 바람도 꺼내 놓았다. "'띠앗'이란 단어는 형제와 자매 간의 사랑을 뜻합니다. 지금은 비장애인 회원이 5명 뿐이지만 합창단 띠앗 안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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