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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안내견 너무 부족해요"
[오늘 제32회 장애인의 날]
도내 고작 1마리뿐… 장애인식 개선·사회적 관심 절실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입력 : 2012. 04.20. 00:00:00

안내견 리키 from Baramisl on Vimeo.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강지훈(29·시각장애 1급)씨. 그에게는 이세상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각장애인 안내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리키(4·수컷)이다. 리키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2년째 강씨와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오고 있다.

강씨에게 리키는 두번째 안내견이다. 처음 분양받은 미소(암컷)의 나이가 8세가 되던 2010년 은퇴를 해야했고 이후 리키를 새로운 식구로 맞아들이게 된 것이다.

강씨는 "미소는 나의 생명을 구해줬던 특별한 존재였다"며 "은퇴하는 날 처음 교육을 받았던 경기도 용인 소재 안내견학교까지 함께갔는데,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직감한 미소가 가지 않으려 떼를 쓰는 바람에 나 또한 고맙고 서운한 마음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강씨가 서울 소재의 한 학교에 다닐 당시, 10층에서 강의를 마치고 1층으로 내려오려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는데 기계가 오작동하면서 추락사고가 우려됐지만 미소가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강씨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이처럼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단순히 길만을 안내하는 존재가 아닌, 한가족이나 다름없다.

이런 소중한 존재임에도 안내견은 전국적으로 60여마리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기업의 후원으로 한해 10여마리가 분양되고 있는데 은퇴하는 안내견도 생기면서 그 수가 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도내에도 200~300명의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현재 제주에는 리키 한마리만 보급되어 있는 상태다.

강씨는 "'시각장애인=흰지팡이'란 인식이 강한데 한국의 어느 지역도 시각장애인이 흰지팡이를 이용해 맘 편히 다닐 수 있는 곳은 없다"면서 "리키와 함께하면 흰지팡이를 사용할 때보다 피로도가 몇배 줄고 어디든 갈 수가 있는만큼 더 많은 활동도 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의 사회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일반인과 같은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안내견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강씨는 "시각장애인들이 많은 편견에 놓여 있는 것처럼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안내견도 똑같은 차별과 편견 속에 있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대견스럽다"며 "매년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인데 도민들도 주변을 뒤돌아 보고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동영상=한라일보 양동규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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