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2지점 항만대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모습. /사진=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산방산 손짓하며 도란도란 걷기 설화 등 엮어 이야기가 있는 길 "축제 코스로 발굴·육성해 갈 것" '지리산 둘레길''북한산 둘레길' '한라산 둘레길'에 이어 '산방산 둘레길'이 탄생했다. '둘레길'은 원래 주로 산의 둘레를 따라 일주하는 도보 여행길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산 주변에 있는 도보여행길을 연결해 만드는 경우도 있다. '산방산 둘레길'은 산방산의 둘레를 따라 걷는 길이 아니라 '산방산을 손짓하면서' 도란도란 걷는 길이다. 웅장한 산방산 뿐 아니라 검푸른 바다, 용머리 해안, 형제섬, 화석발자국, 송악산 등을 바라보면서 발길을 옮기면 된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 위치한 투구모양의 종상화산 '산방산'은 바람를 품은 바위산으로 제주도의 서남쪽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높이 395m의 기암절벽으로 이뤄져 주변에서 혼자 우뚝솟아 있어 멀리서도 한눈에 보인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모습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산방산 주변에는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적지않다. '산방산 둘레길'을 걷기에 나선 16일은 흐린 날씨였다. 시야가 좋지 않을 것 같아 아쉽긴 했지만 제주조각공원을 시작으로 10km를 둘러보기로 했다. 첫 지점인 제주조각공원에는 큼지막한 표지판에 '꿈과 낭만의 산방산 둘레길'이라고 쓰여있다. 총 길이는 10km로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10개 지점까지의 거리와 명칭이 고스란히 들어있어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도록 되어 있다. '산방산 둘레길'은 1지점 산방관광도로, 2지점 항만대, 3지점 용머리, 4지점 사계포구, 5지점 발자국화석 유적지, 6지점 묵은학교터, 7지점 신대왓, 8지점 산방복지회관, 9지점 베리돌아진밧, 10지점 텃밭으로 순회하는 코스로 이뤄져 있다. 각 지점마다 색다른 풍광과 마주하게 된다. 숲길, 역사유적지, 해안풍광, 돌담길, 밭담길 등 그야말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게 된다. ▲둘레길 5지점의 발자국 화석 길. 복원해 둔 산방연대(山房煙臺·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한 봉화대) 밑을 지나 산방산을 올려다 보니 잿빛 암벽과 거무스름한 숲을 지닌 산방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주변의 바다풍경도 산방산과 어우러진다. 흐린 날씨 때문에 선명한 전망이 아쉽지만 그런대로 운치있게 다가온다. 다시 해안으로 눈을 돌리면 네덜란드에서 표류해 온 하멜이 이곳에 와 닿았음을 기념하는 하멜기념비와 하멜상선 기념관을 만나게 된다. 얼마를 걸었을까. 발자국 화석지에 다다른다. 1만5000여 년 전 사람들과 동물들이 거닐며 남긴 발자국 화석들이 발견된 곳이다. 그들도 해안풍광에 매료됐을지 모를 일이다. 9지점쯤 지났을까. 직경이 30m가 넘음직한 돌덩이들이 밭에 박혀있는 색다른 길이 나타난다. 뭔지모를 이야깃 거리를 갖고 있는 스토리텔링 소재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산방덕이'이야기를 비롯해 산방산을 둘러싼 설화와 연결하면 또다른 이색 명소가 될 것 같다. 마지막 지점인 텃밭에서 연결된 오솔길을 걸어나오면 출발지로 되돌아오게 된다. 마지막 지점에 텃밭을 마련한 것이 신선했다. 텃밭에는 고추, 오이, 가지 등이 심어져 있다. '산방산 둘레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날 함께 동행했던 현길환 안덕면 산업담당은 "다른 지역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가 있는데 안덕면에는 없는 것이 아쉬웠다"며 "하지만 안덕지역은 천혜의 비경을 많이 간직한 마을로 이를 하나로 엮어내면 훌륭한 도보여행 코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같은 걷기축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1회'를 붙인만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로 했다. 첫 행사에 2500명이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자 잔뜩 고무된 모습이다. 안덕면은 앞으로 화순생태숲과 박수기정, 안덕계곡 등 자연경관을 걷기대회 코스로 발굴·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산방산 둘레길 안내 표지판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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