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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19)공포의 췌장·담도암
잡스도 앗아간 癌… 복통·체중감소 땐 의심을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2. 06.15. 00:00:00

▲전 세계 IT산업의 혁명가이자 애플의 최고경영자였던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10월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췌장암의 증상 및 증후는 원인을 찾기 힘든 복부 불편감 또는 복통, 소화장애 및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이다.

10대암 중 생존율 가장 낮아
췌장 등쪽에 위치 요통 호소
증상 발견시 조기진단 필수

▲김민정 교수

"가장 아픈 암이다. 일단 걸리면 죽는다. 수술을 해도 몇 개월 못 산다…." 췌장, 담도암에 대해 표현한 말들이다. 대표적으로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의 2009년 암 통계 자료에 따르면 췌장암은 암발생률 9위, 담도암은 8위로 보고돼 있다. 그러나 사망률은 췌장암이 5위, 담도암이 6위이다. 진단을 받았을 때에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인 말기가 90%에 달하고, 수술을 하더라도 2년 생존율이 20% 내외, 5년 생존율은 10대암 중 가장 낮은 악명 높은 암이다.

최근 암환자의 생존율은 꾸준히 향상돼 의학적 완치라 여기는 5년 생존율이 50%를 넘어섰다. 이런 시대에 오히려 생존율이 낮아진 암이 바로 췌장암이다. 하지만 절망하거나 포기할 병은 아니라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김민정 교수의 자문을 받아 췌담도암에 대해 알아본다.

▶췌담도의 구조와 기능

췌장은 복부에서도 아주 뒤쪽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후복막 기관이라고 부른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도를 통해 담낭에 잠시 저장된 후 췌장내부를 거쳐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이에 따라 이 부위의 암으로 발생하는 증상은 비슷하며 치료방법도 유사하다.

췌장의 기능은 섭취한 영양분의 소화를 돕는 소화효소를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인슐린, 글루카곤 등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췌담도암의 증상

췌장, 담도암의 증상은 비특이적으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하지만 증상만으로 진단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일반적이다.

이들 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과 징후는 다음과 같다. ▷원인을 찾기 힘든 복부 불편감 또는 복통 ▷황달 ▷소화장애 및 급격한 체중 감소 ▷최근 진단된 당뇨병이나 췌장염 등이다.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복부 통증이다. 약 90%에서 나타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애매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증은 주로 명치끝에서 가장 흔하게 느끼지만 복부 어디에서든 느낄 수 있다. 췌장은 등 가까이 있기 때문에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요통이 있을 때에는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담도암은 초기단계에서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종양으로 인해 담도가 막히면 통증이 없는 황달과 진한 갈색 소변이 나타나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이 때에는 피부 가려움증과 회색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췌장과 담도 두 기관은 모두 음식물의 소화를 담당한다. 췌장은 단백질, 탄수화물을 흡수하는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혈당조절에 필요한 인슐린도 생성한다. 담도는 지방 흡수에 필요한 담즙을 저장한다. 그러므로 이들 암이 생긴 경우에는 소화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체중의 급격한 저하가 올 수 있다. 췌장암은 당뇨병도 생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배변습관의 변화나 오심, 구토, 전신쇠약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췌담도암의 진단

췌장과 담도는 우리 몸의 장기 중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일반 종합검진에서 시행하는 복부 내시경이나 초음파로는 암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발견한다 해도 그 때는 이미 말기로 진행된 뒤가 대부분이며, 뚜렷한 혈액검사로의 진단 방법도 없다.

그렇다면 조기 진단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선 증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증상이 발견될 경우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뒤 의사의 소견에 따라 CT나 MRI 로 확진을 받는다. 가장 이상적인 검사는 CT로 암의 병기 결정과 혈관 침범 여부 등을 판단해 수술 가능성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음주 등의 고위험군의 경우는 반드시 CT 를 찍어야 하며, 고령의 남성에게서 발생률이 높은 만큼 적극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췌담도암의 치료

여러 분야의 암에 있어 수술 외에도 항암, 방사선 치료 등 다각적인 접근이 시도돼 암치료 성적의 향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췌담도 암의 경우 아직은 수술만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완전한 수술적 절제가 치료에서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10~20% 밖에 안되는 암이다.

치료방법은 암의 크기,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선택하게 된다. 수술은 암이 침범한 췌장이나 담도만 절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치에 따라서는 주변 기관인 십이지장, 위와 소장의 일부, 비장 등을 함께 절제하게 된다. 또 정확한 암의 병기 결정과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주변 림프절을 제거한다. 수술이 끝난 다음에는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이러한 근치적 절제술이 불가능할 때에는 환자의 증상만을 경감시켜주기 위한 고직적인 수술을 시행하거나, 폐쇄성 황달을 해결해주기 위한 담도배액술을 시행한다.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폐쇄성 황달은 해결해 주지 않으면 담도염, 패혈증, 또는 간 부전으로 사망하게 되므로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담도 배액술은 필수적이다.

만약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다양한 치료 가능성이 있다. 전신적으로 전이가 돼 있으면 항암요법을 우선 선택하며, 전신적 전이가 없다면 방사선 치료를 겸하는 항암화학요법이 선택된다. 최근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에서 이러한 치료를 시행한 결과, 절제 가능한 정도로 암 크기가 줄어들어 수술을 받은 보고들이 늘어나고 있다.

▶췌담도암의 예방

췌담도암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암의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담배, 술, 기름진 식사 등을 피하는 것이 좋고 간흡충증의 예방을 위해 익히지 않은 민물고기의 섭취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가족력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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