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기지원팀장인 청소년상담사 김형택씨가 청소년전화 1388을 운영하는 센터 입구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강경민기자 제대 후 하고 싶은일 위해 공과대서 인문대로 전과 경험담 상담에 도움… "사각지대 청소년 지원 과제" 초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A군은 덩치가 커지고 중학생이 되면서 어느새 학교폭력 가해자로 바뀌었다. 자신이 받았던 피해만큼 또래들에게 되돌려주겠다는 듯 A군은 가해 행위에 대한 죄책감이 없었다. 주변의 손에 이끌려 상담실을 찾은 A군은 "내가 왜 상담을 받아야 하느냐"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10번의 만남 끝에 A군은 변화를 보였다. "네가 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지금의 행동들이 네 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자"며 꿈을 찾아나선 길에 함께한 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기간에 자녀와 부모간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A군은 지금 요리사를 꿈꾸며 차근차근 앞날을 그려가고 있다. A군과 '동행'한 사람은 다름아닌 제주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기지원팀장인 청소년상담사 김형택(34)씨.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청소년상담사로 활동해온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팀장을 맡는 등 남다른 열정으로 또다른 청춘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이다. 김 팀장은 중·고교 시절 내성적인 아이였다. "의사 표현을 제대로 못하고 성격이 밝지 않아 스스로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시험 점수에 맞춰 공과대학으로 진학했다. 학과 공부에 흥이 나지 않았다.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는데 거기서 결심한 게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자." 성공한 사람들의 자기계발서 등을 100권쯤 읽었다. 거기엔 공통점이 보였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장기 계획을 세웠다는 것. 그 역시 그 길로 제대 이후의 생애주기별 계획을 짰다. 복학하면서 인문대 사회학과로 옮겼다. 대학 학생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동료상담 프로그램 리더였던 그는 집단상담을 처음 접하며 마음이 환해지는 경험을 했다. 제주도청소년종합상담실 인턴을 시작으로 상담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어느덧 7년째. 그는 특강이나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학교를 찾을 때면 교실 분위기가 예전과 같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욕설이 일상화되어 있고 집중을 못하는 아이들이 다반사다. 그는 "정서적으로 대인관계 능력이 떨어진 아이들을 많이 본다. 외로운 아이들이다"라며 "특히 중학교때는 또래를 통해 어른으로 나아가는 시기인데 학습 부담과 경쟁이 심해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학교폭력, 가출, 학업중단 등 청소년에게 일어나는 여러 문제는 동떨어져 있지 않다. 저소득층 PC 보급처럼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을 돕는 일이 오히려 인터넷 중독과 같은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청소년 복지 혜택은 늘고 있지만 그 한편에 지원 절차가 까다롭거나 기관 연계가 제대로 안돼 방치되는 아이들이 생겨나는 것도 문제다. 그는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의 청소년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단체간 네트워크가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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