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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9)췌장의 낭성종양
건강검진에서 췌장에 물혹이 발견됐는데 혹시…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2. 08.24. 00:00:00
종류별 악성정도·예후 달라
조기에 정확한 감별 진단을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무증상 건강 검진이 늘어나고 있다. 또 영상진단 검사의 발달로 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췌장의 물혹(낭성병변)도 증가하고 있다. 췌장의 낭성병변 중 많은 경우는 췌장염이나 수술 후에 발생하는 가성낭종(거짓낭)이지만, 낭성종양도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낭성종양은 수술 없이 경과 관찰이 가능한 종양으로부터 무증상이라도 수술이 꼭 필요한 악성종양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알려진 췌장암과는 다르게 크기가 크더라도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적극적인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제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은광 교수의 자문을 받아 췌장의 낭성종양에 대해 알아본다.

▶증례

아무런 증상이 없었던 71세 남자가 건강 검진 중 복부초음파에서 우연히 췌장에 물혹이 발견돼 병원을 찾았다. 췌장염의 과거력이나 췌장암의 가족력은 없었다.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에서는 췌장에 약 4㎝ 크기의 물혹이 관찰됐고,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물혹 내에 종괴(덩어리)가 의심됐다. 좀 더 명확한 진단을 위해 2㎝ 크기의 종괴에서 내시경초음파유도하 세침흡입술을 시행했고, 현미경세포검사에서 악성세포가 검출됐다. 환자는 원위부췌장 및 비장절제술을 통해 악성화한 췌관내 점액성 유두종양으로 진단됐다. 환자는 수술 후 현재까지 재발없이 경과 관찰중이다.

▲CT에서 췌장의 체부에 체관과 연결이 있는 췌장의 낭성병변이 관찰되고, 아래의 MRI에서 종괴(덩어리)가 의심된다.

췌장의 낭성종양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데 복통 등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 낭성종양은 종류에 따라 악성 정도와 예후가 달라 조기에 정확히 감별 진단하는 것이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낭성종양의 종류

췌장의 여러 원발성(原發性=다른 원인에 의해서 질병이 생긴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질병인 성질) 낭성종양 중 비교적 빈번히 관찰되고 임상적으로 중요한 다음의 네가지 낭성종양이 있다.

▲내시경 초음파 검사 및 내시경초음파유도하 세침흡입술 시행하는 모습.

▷장액성 낭성종양=장액성 낭성종양은 췌장의 두부, 체부 및 미부에 비슷한 빈도로 발생하며 발생하는 연령은 60대이고, 남성 보다 여성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나 황달, 종괴, 통증, 체중감소 등이 있을 수 있다. 특징적으로 작은 낭들이 모여 벌집형태를 이루는 소낭성 병변을 보이지만 수술이 필요한 점액성 낭성종양과 매우 유사한 형태인 큰 낭종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낭성종양은 악성 전환을 하지 않는 양성병변으로 알려져 있어 증상이 없고 크기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없이 경과 관찰을 할 수 있다.

▷점액성 낭성종양=점액성 낭성종양은 점액성 낭선종과 점액성 낭선암종이 있으며, 50~60대 연령층의 여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악성의 위험성이 커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나 악성의 경우 통증,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나타나는 부위는 췌장의 체부와 미부로 알려져 있다. 내시경초음파검사에서 낭포벽이 불규칙하고 두껍거나 벽내 결절, 종괴 등이 관찰되면 악성을 시사한다.

▷췌관내 점액성 유두종양=췌관내 점액성 유두종양은 췌장액이 지나가는 주 통로인 주췌관에서, 또는 주변의 가는 통로인 분지췌관에서 기원한다. 가장 큰 의의는 이미 암으로 진행됐거나 차후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암병변(암전단계 병변)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평균 연령은 60대로 주로 남자에서 나타나며, 췌장 두부 특히 구상돌기에 흔하고 여러 부위에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무증상인 경우도 많지만 점액의 췌관 폐색에 의한 반복적인 췌장염, 복통, 체중 감소, 당뇨, 황달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며 90%는 절제 가능하다.

▷고형 가유두상종양=고형 가유두상종양은 대부분 20대의 젊은 여자에서 발생하며, 주로 나타나는 부위는 췌장 미부이다. 종괴 자체는 고형 종양이나 출혈, 괴사 등으로 낭성변화가 초래돼 낭종처럼 보이게 된다. 절반 이상의 환자는 우연히 복부에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고, 통증이나 복부팽만, 조기 포만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낮은 악성도를 보이지만 많은 경우 증상이 있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후 재발은 매우 드물어 예후가 양호한 종양이다.

▶종양에 대한 대처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고자 하는 것은 환자 및 의사의 최대 관심사이며, 이를 위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췌장암(췌장선암)은 증상이 발생한 후 진단된 경우에는 이미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 무서운 암 중에 하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최은광 교수는 "췌장 낭성종양은 양성인 경우도 있고, 악성이라 하더라도 췌장암과는 달리 예후가 좋고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종양의 크기가 크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은광 교수

최 교수는 이어 "그러나 췌장 절제, 특히 췌장 두부의 절제수술은 사망률이나 합병증의 발생이 높은 복잡한 수술이므로 수술의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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