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한쪽이 굳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혼자 힘으로 목발을 짚고 일어섰던 때 고관우(사진)씨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어르신과 함께 꾸준히 치료를 해온 1년이란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단기간의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꾸준히 치료하면 조금씩 몸이 좋아지는 게 보여요. 거기에서 보람을 느끼죠." 제주장애인요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씨의 직업은 물리치료사다. 제주도내 병원에서 일하다 2006년 근무지를 옮겼다. '소아치료'라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중증장애 아동을 보살피기 위해서다. 고씨에게 요양원에서 일하게 된 것은 단순히 일터를 옮긴 것 이상의 의미다. 병원 울타리를 벗어나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환자의 치료에만 쏟았던 마음이 치료 외적인 부분까지 향했다. 그는 "중증장애인을 치료하다보니 가정환경은 어떤지, 보조금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며 "장애인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요양원에서 일한지 7년째. 고씨는 그 시간을 돌이켜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했다. 일을 하면서 알아가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한 그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장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갔다. 그에겐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제주에 장애인을 위한 태릉선수촌을 만드는 일이다. "장애인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습니다. 운동과 진단 시설을 갖춘 곳을 만들고 싶어요. 모두가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면 스포츠의 메카, 평화의 섬이라는 제주의 이미지도 더욱 부각되지 않을까요."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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