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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블루오션 물산업H20
[세계 도약을 꿈꾸는 Jeju Water, 물 산업](2)제주맥주 추진 현황
제주 물·보리로 만든 특별한 맥주 제주관광 활력소 기대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3. 01.22. 00:00:00

▲'제스피'라는 이름으로 시판 예정인 제주맥주. 삼다수처럼 제주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공사 음료·주류 사업 포함 조례 개정 추진
도내 영업장 2~ 3곳 문 열고 6월부터 시판 예정

제주도지방개발공사가 올해 제주맥주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제주자치도는 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사업 범위에 제주의 물과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 주류 사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개정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중에 있다.

또 현재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한남리 감귤복합처리가공단지에 있는 기존 제주맥주 생산시설 규모 수준을 일부 보완하고 도내에 50~100평 규모의 영업장을 2~3개소 개장, 6월부터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제주개발공사 강경구 부장은 "주세법상 외부 유통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주맥주는 자체 영업장을 통해서만 유통할 계획이고 유통도 일반 음식점이나 주류 판매점이 아닌 정해진 장소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의 향토자원인 물과 보리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라는 점과 제주에서만 마실 수 있는 특별한 맥주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제주관광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오는 2014년까지는 연간 50톤 규모로 운영하고 이후 사업규모 확장여부에 대한 검토를 거쳐 오는 2015년 이후는 연간 100톤 이상의 규모로 설비를 확충해 운영할 예정이다. 앞으로 사업이 활성화되면 민간기업과의 협조, 파트너십 등 다각도로 지역 기업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제주지역 소규모맥주 제조(판매)업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축제 공동개최, 기술기원, 분석·제조장비 지원 등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제주지역 맥주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제주도개발공사의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맥주사업을 100㎘규모로 추진할 경우 제주산 백호보리 수매로 보리재배농가 4400만원, 안주용 식재료 소비 4억8500만원 등 연간 약 5억3000만원의 농가소득 창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맥주 생산과 판매를 위한 일자리 창출 25명(인건비 연 6억2500만원), 연매출액 26억4000원 정도로 예측했다.

▲제주맥주를 생산하는 모습.

▶그동안 추진 과정=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지식경제부 국비과제로 21억원을 투자해 제주맥주를 개발했다.

2011년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과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2010년 10월 제주지역 맥주 상품개발과 사업화 과제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2011년 6월 연간 60㎘(500㎖ 기준 12만병)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시험제조시설을 감귤복합가공단지에 구축했다.

이어 제주산 백호보리를 이용한 프리미엄 제주맥주 제품 개발에 들어가 5종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시제품은 백호보리 맥아, 물, 호프만을 사용해 제조함으로써 맥주의 맛과 색깔, 향 등에서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발한 시제품은 필스너 타입 1종류와 에일 타입 4 종류 등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상품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제주맥주의 브랜드 네임과 로고, 용기디자인 등의 개발을 완료했다. 제주맥주 브랜드인 제스피는 'Jeju Spirit'를 줄인 말로 깨끗함을 드리는 제주의 정성, 자연을 지향하는 제주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제주맥주 용기는 말을 형상화해 역동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부각했다.

▶제주맥주사업 성공 방안=제주맥주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제주맥주를 떠올리면 꼭 맛보고 싶은 특별한 맥주가 될 수 있도록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 OB, HITE와 차별된 맛을 제공함으로써 즐기고 경험하고 싶은 제주특산 맥주의 상품화가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제주맥주의 좋은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우수한 맥주제조 기술자와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독일 등 선진기술을 꾸준히 도입하는 한편 해외의 우수한 맥주제품, 제조기업, 맥주연구소 등과 끊임없는 벤치마킹, 기술교류 추진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소규모맥주 또는 지역맥주 업체와 공동으로 맥주축제 등을 기획해 제주맥주를 통한 제주의 홍보 뿐만 아니라 축제문화를 만들어내 제주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 방송사 등과 공동으로 외국의 대표적 맥주축제 등 지역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문화상품으로 제주맥주가 도약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

제주맥주는 제주산 원료를 이용해 제조하기 때문에 맥주보리 등 원료공급 농가와의 협력 시스템을 마련해 제주지역 농가와의 상생 시스템 구축도 고려돼야 한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제주지역 맥주가 전통주로 지정돼 주세감면 혜택을 받을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 부정호 홍보팀장은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및 주세법에 의하면 지역특산물을 이용해 제조하는 주류에 대해서는 전통주 지정이 가능하고 주세감면 혜택이 있으나 주세법 시행령 등 하위법령이 미비해 제주산 맥주보리를 이용하는 제주지역 맥주의 경우 전통주 지정을 위한 절차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제주특별자치도 5단계 제도개선 등을 통해 제주지역 맥주가 전통주로 지정돼 주세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전문가 리포트/강경구 제주도개발공사 부장]제주맥주,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오리온 맥주'는 오키나와에서 맛볼 수 있는 지역특산맥주이다. 1959년 미군점령 당시 설립된 오리온맥주는 오키나와에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마셔보는 맥주가 되었다.

오리온 맥주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는 많다. 독일 쾰른에는 '쾰쉬'가 있고, 체코 플젠지방에는 '필스너 우르켈'이 있다. 버드와이저, 칭타오, 샷포르 맥주가 지역이름에서 유래된 것을 보면 세계적인 맥주도 지역에서부터 커나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맥주의 나라 독일에만도 맥주제조장 1300여개소가 있고 1000종류 이상의 맥주가 판매된다. 맥주 선택의 폭이 넓을 수밖에 없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지역특산맥주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맥주 종류가 몇 가지 안 되고 획일화되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다.

지역 유명맥주는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독일 뮌헨의 지역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는 17일간 개최되는 동안 700만 명 정도가 참여한다. 외국 관광객도 70만 명이나 참가해 축제를 즐긴다. 축제와 관광 매출액이 1조 6000억원에 이르니 파급효과가 가히 엄청나다. 500년 역사를 가진 체코 우 메트 비드쿠와 같은 오래된 소규모 맥주 판매장은 관광명소로도 유명하다. 지역특산맥주는 지역문화로 어우러져 지역경제를 성장시키고 있다.

좋은 맥주는 물 좋은 곳에서 태어난다. 지역맥주가 번성한 독일 쾰른이나 체코 플젠은 물이 좋기로 유명하다. 일본 맥주공장을 가보면 물 좋은 곳에 맥주공장을 만든 경우가 흔하며 좋은 물을 사용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제주맥주는 최고의 화산암반수와 제주산 보리를 100% 사용한다. 제주에 와서 꼭 마셔보고 싶은 특별한 '제주의 맛'이 날 것이다. 제주맥주를 맛볼수록, 관광객이 많아질수록 소문이 날 것이다.

제주맥주가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버드와이저, 삿포로, 칭다오 맥주는 모두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술을 개발하고 브랜드를 알린 열매이기 때문이다.

제주맥주가 '제스피'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넘어야 될 산이 많지만 삼다수가 먹는 샘물 시장에 우뚝 섰듯이 '제스피'도 1000만 관광객의 입소문을 타고 제주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을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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