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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섬’에 멈춰선 풍력발전기
[집중진단]가파도 '탄소 없는 섬(?)' 갈 길 멀다(상)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3. 02.13. 00:00:00

▲'탄소 없는 섬' 가파도에 상징물로 지난해 9월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5개월째 전혀 가동되지 못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현숙기자

남부발전 지난해 2기 시설 기부채납 추진
전기차도 보급됐지만 유류차량 운행 여전

○… 지난해 9월 '가파도 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 구축 사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열린 9월에는 총회 참가자들이 참관코스로 운영되기도 했다. 마을 전력은 신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하고 자동차도 전기동력으로, 주민생활동 스마트그리드 시범모델을 구축함으로써 '녹색섬'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미완성'인 상황이다. '탄소 없는 섬'으로 변모하고 있는 가파도의 실태와 가능성을 2회에 걸쳐 싣는다.…○

'탄소 없는 섬' 가파도에 상징물로 지난해 9월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전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250kw급 풍력발전기 2기가 준공식 이후 현재까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가파도는 청보리싹이 조금씩 올라와 푸르스름한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서도 보이는 풍력발전기는 세찬 바람이 불고 있는 날씨에도 돌아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파리 주민 등에 따르면 가파도 풍력발전기는 가동하지 못하고 이를 제어할 장치에 결함이 발생하면서 전력저장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풍력발전기는 남부발전(주)이 24억원을 투입해 250㎾급 풍력발전기 2기를 시설한 것으로 제주도에 기부채납을 추진하고 있다.

가파도 풍력발전기가 전력을 생산하면 연간 2억원의 원유수입을 대체하고 677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됐다. 제주도와 남부발전은 당초 지난해 9월부터 다음달까지 풍력발전과 전력변환장치, 저장장치 등 전력부문 설비와 전력계통 및 통합운영시스템 연계 등 종합적으로 시운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5개월넘게 전력을 생산·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에 따르면 가파도 풍력발전기 자체는 전력생산에 이상이 없지만 전력변환과 저장 등의 계통장치에 오류가 발생해 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력변환장치는 당초 설계 풍력발전용량 500㎾h에 맞춰 전력변환장치용량을 1000㎾h으로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350㎾h급으로 설치돼 과부하가 발생했다. 또한 전력저장장치도 당초 설계는 2000㎾h급 이지만 실제는 850㎾h급 설비로 설치됐다.

도 관계자는 "풍력발전장치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력변환과 제어장치 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재 각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리·보완하고 10월까지 시운전을 마치면 올해안에 가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했다.

또 마을내에 전기차 4대가 지원됐지만 개인 소유 휘발유·경유 차량도 운행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어 '탄소없는 섬'이 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재봉 서귀포시장은 이날 주민과의 대화에서 "'탄소없는 섬 가파도'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 서귀포시가 경쟁력 있는 도시로 더 나아갈 것"이라고 기대를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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