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신인 도걸호도 집사와 여리불도 삼신할망이 좌정한 하도리 본향당에는 매년 음력 1월 12일과 음력 2월12일, 음력 7월 13일에는 이 마을 아낙들이 새벽부터 정성스레 준비한 제물을 제단에 올려놓고 제를 지낸다. 김명선기자 부부의 신인 도걸호도 집사·삼신할망 좌정 단골 나뉘고 화재로 전소되는 아픔도 겪어 가족 무사안녕 기원하는 어머니 마음 간직 최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는 해녀박물관이 들어서면서 해녀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렇지만 이 마을에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정기념을 제24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별방진(別防鎭)이 오래전부터 유명했다. 이곳 별방진은 중종 5년(1510년) 목사 장림(張林)이 왜선의 정박지가 근처인 우도에 있기 때문에 김녕방호소를 이곳으로 옮겨 별방이라고 했다. 성곽의 규모는 둘레가 1108m, 높이가 4m다. 축성때 흉년이 들어서 부역하는 장정들이 인분까지 먹어가며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삼신 할망당이라 불리는 하도리 본향이 있다. ▶하도리 본향당 삼신할망당=부부의 신인 도걸호도 집사와 여리불도 삼신할망(여기서 삼신은 태신(胎神)을 뜻한다)을 모 당으로 아기의 잉태와 양육을 기원하는 곳이다. 제일은 음력 1월 12일(과세문안), 음력 2월 12일(영등맞이), 음력 7월 13일(백중대제)이며, 이날이 되면 이 마을 아낙들이 정성스레 제물을 준비해와 제단을 차려놓고 가족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메인 심방의 계보는 봉머리 송씨할망→웃방상 손씨할으방→엉팟 최씨할으방→봉머리 송씨할망→웃카름 김씨할으방→섯동네 송씨할망→신동 양씨어머니 였는데 1970년대 중반부터 고복자씨가 이어받아 40년 가까이 집전하고 있다. 하도리 본향당은 이 마을 서동(西洞) 비석거리 중간쯤에 있는 사잇길 약간 내려가면 콘크리트 벽을 세우고 슬레이트로 지붕을 덮은 당집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입구 오른쪽벽에 알루미늄을 이용해 제단을 만들었다. 제단의 왼쪽벽에는 빨간 천에 당의 유래를 적어 걸어 놓았다. ▶해녀·어머니 상징되는 해안가 본향당=도내 해안가 지역 마을에 거주하는 여성 대부분이 물질을 하는 해녀이다. 이들은 매일 바다에 나가 자연과 싸우면서 하루하루 연명하는 삶을 살아왔다. 고달프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이제는 삶이 조금 더 나아졌지만 몸이 허락하는 한 물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면서도 이들은 매년 빼놓지 않고 본향당을 찾아 가족의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심방이 신에게 단골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제물을 올리고, 제가 끝나면 쌀점괘가 시작되는데 이때 단골들의 손에는 가족이름과 나이가 적힌 종이한장이 들려있다. 가족의 한해 운세를 심방의 점괘로 살펴보는 것인데 심방의 말 한마디가 이들의 표정을 결정짓는다. 본향당은 무속에서 한 마을의 신앙민의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생활을 도맡아 보는 수호신의 거처임과 동시에 제단을 뜻한다. 그러나 본향을 찾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대부분 이러한 의미를 모를 것이다. 몸에 베인 습관처럼 아이를 낳거나 가족이 죽음을 맞이하면 본향에 가서 이를 고하고 제를 지낸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떤 형태의 헌신도 마다 않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향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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