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5.5km 떨어진 섬속 의 섬 가파도. 가파도는 87만 4328㎡ 크기로 상동과 하동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118가구가 살고 있다. 가파도 청보리밭을 넘어 보이는 제주바다와 송악산·산방산의 조합은 오묘하기만 하다. 이현숙 기자 푸른 파도 넘어서 섬에 가면 초록빛물결 해질녘 보리 푸른빛이 황금빛으로 변해 봄이다. 제주섬에도 생명이 꿈틀거리는 봄이 다시 찾아왔다. 문득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섬 속의 섬' 가파도의 봄이 궁금했다. 그 섬에 봄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말해준 '그리움을 부르는 가파도의 봄'을 만나고 싶었다. 몇번 가려고 할 때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못갔던 가파도행을 위해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으로 가는 동안 왠지 모를 설렘의 파도가 출렁인다. 가파도는 87만 4328㎡ 크기로 상동과 하동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118가구가 살고 있다. 모슬포항과 가파도간 거리는 5.5㎞. 모슬포항 대합실에 도착해 오전 11시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조금 흐린 날씨와 청보리축제 기간이 아니어서인지 빈자리가 많았다. 봄빛 넘실대는 배에 몸을 싣고 바닷길을 15분정도 달렸을까, 여객선은 어느덧 상동 포구 선착장에 도착했다. 첫 색감은 '초록빛 보리밭'과 '감귤빛 지붕'으로 다가왔다. 4~5월 거센 해풍에 일렁이는 보리밭의 푸른 생명을 즐길 수 있어 섬은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하지만 조금 서두른 덕분에 한적한 가파도의 봄과 마주할 수 있으니 좋다. 그래도 밭은 온통 초록빛이다. 가파도 청보리는 '청맥'이라는 제주향토품종으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길고 푸르게 자라 봄이 되면 광활한 청보리밭 너머로 푸른 물결이 굽이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해질녘이면 보리의 푸른빛이 황금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가파도 청보리밭을 넘어 보이는 제주바다와 송악산·산방산의 조합은 오묘하기만 하다. 또 1년에 한번 객지로 나간 가족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상동·하동마을 할망당과 제단집, 고수선 생가, 연자방아, 섬 곳곳에 놓인 물통 등 둘러볼만한 유적이 많다. 어찌보면 지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섬이라는 점에서 '탄소배출 없는 카본프리 아일랜드'와 잘 어울린다. 섬 구석구석을 둘러보는데는 자전거도 좋다. 필요하다면 선착장 대합실에서 빌려 타면 된다. 넘실대는 푸른 파도를 넘어 섬에 가면 또다시 초록빛 파도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자라난 보리싹들이 파도마냥 넘실거린다. 그래서 '파도'가 더해져 (加·더할 가) '가파도'라 이름붙여졌을지도 모르겠다. 올해 '가파도 청보리 축제'는 4월 13일부터 5월5일까지 열린다. 청보리밭 걷기, 청보리밭 보물찾기 등 다양한 행사로 꾸며진다. 축제기간에는 마을어장이 개방되기도 한다. 가파도 직항 삼영호는 오전 9시, 11시, 오후 2시·4시에 출발한다. 가파도에서는 20분후에 출발한다. 배가 들어오면 바로 모슬포항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91명이 정원인 삼영호는 왕복 8000원(어린이 4000원)이고 294명이 정원인 21삼영호는 왕복 1만원(어린이 5000원)이다. 문의 794-5490.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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