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는 청각이 워낙 발달돼 있기 때문에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숲에서 노루를 포획할 경우 이동시키는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6월까지 200마리 생포 후 노루생태관찰원 이주 중성화수술해도 농작물 피해 계속돼 효과 미흡 노루 제거한 뒤 불쾌한 음향·식물 식재 방법도 제주자치도가 이달부터 오는 6월까지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극심한 두 곳을 설정하고, 노루 200마리를 마취총이나 그물로 포획해 제주시 봉개동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이주시킬 예정이다. 노루생태관찰원은 제주시 봉개동 거친오름일대 50㏊에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90억9000만원을 들여 조성됐으며, 거친오름 일대 노루 60마리와 상시관찰원 내에 길들인 노루 30마리 등 9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노루 생포사업 효과 분석과 문제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하고, 가장 효과적인 포획 이주방법 등을 마련해 7월부터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포획 사업효과 있을까=한라산 중산간 노루 서식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기자는 지난 29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다랑쉬 오름과 용눈이오름 일대를 돌아 보았다. 3시간 동안 초지를 중심으로 노루를 찾아 헤매고 다녔지만 단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교래리 정석항공관 인근에 있는 대록산에서 하산하던 중 나무가 우거진 빽빽한 산등성이에서 노루 2마리를 관찰할 수 있었다. 새끼 노루와 어미같아 보였다. 기자가 다가가자 재빠르게 숲속으로 사라졌다. 이처럼 노루는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청각이 워낙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숲에서 노루를 포획할 경우 이동시키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동부 중산간 밭농사 지역. 제주자치도는 마취총과 그물총을 이용해 노루를 잡고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이주시킬 예정이나 이같은 대책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도내 특정지역의 노루를 없애면 다른 영역에 거주하던 노루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노루와 비슷한 길고양이는 이같은 이유 때문에 티엔아르(TNR) 프로그램이 대세가 되고 있다. 고양이를 잡아서 포살하면 다른 영역의 길고양이가 들아와 번식하기 때문에 잡은 뒤(trap), 중성화 수술(neuter)을 시켜, 원 위치에 방사(return)하는 등의 개체 수를 관리하는 기법이다. ▲최근 노루가 난데없이 제주국제공항에까지 나타나 공항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사진 위). 잇따른 노루의 습격(?)으로 피해를 입어 각종 예방 시설이 설치된 밭(사진 아래). 허경종 제주자치도 환경자산보전과장은 "노루의 종 보존과 제주의 상징성, 그리고 노루에 대한 도민 정서 등을 고려해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월1일부터 3년 동안 한시적으로 노루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 포획할 수 있도록 하는 야생생물 보호관리 조례가 시행됐지만 아무나 함부로 허가 없이 총기 및 올무나 올가미를 이용해 노루를 불법 포획하거나 이를 이용해 만든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고, 가공품 또한 취득할 수 없다.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이를 어길 경우 최고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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