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문미숙 기자 ms@ihalla.com 부담없는 코스로 발길 늘어 정상에 오르면 조망도 일품 봄비가 한 번 내릴 때마다 물오른 숲의 나무들은 새순을 힘차게 밖으로 틔운다. 그리고 하루 하루가 다르게 부드러운 연둣빛으로 숲을 물들여간다. 그런 숲의 봄기운을 가득 담아볼 요량으로 찾아나선 곳은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삼의악' 트레킹 코스다. 삼의악은 제주시 아라동에서 한라산쪽으로 올려다보면 동쪽으로 딱 버티고 있는 오름이다. 잘 균형잡힌 오름은 제주시 도심과 가까운데다 아라동주민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몇 년 전 탐방로를 개설하면서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해발 400m 지대에 있는 574m 높이의 오름은 정상부에서 샘이 솟아나와 '새미오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삼의양오름, 삼의악(三義岳)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1.6㎞에 걸쳐 이어지는 오름 탐방로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한창 숲길에 스며들기 시작한 봄기운이 전해진다. 곳곳에서 삐죽이 세상 밖으로 고개 내민 총천연색 야생화들은 이곳 저곳에서 서로 봐달라고 아우성이다. 한 사람이 걷기에 딱인 좁은 폭의 탐방로 양옆으로는 소나무숲이다. 솔향을 들이마시며 완만한 경사로를 벗어나자 탐방로는 제법 가파른 경사로로 바뀌고, 삼나무숲은 이내 편백나무숲으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잡목이 함께 자라는 혼효림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호흡이 막 가빠지려던 참에 탐방로 중간중간에 놓인 나무의자가 눈에 띈다. 물 한 모금을 들이키고 느긋하게 연둣빛 물이 오른 숲향기를 한껏 들이마신다. 숲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연의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정상 부근에 있는 육각정에서 한껏 여유를 부리다 오름 내리막길로 발걸음을 옮겨놓는다. 키작은 편백나무숲 사이로 난 탐방로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오름 서남쪽 사면에 오름명의 유래가 된 샘과 안내판이 보인다. 그리고 나무의자도 놓여있다. 의자를 주저없이 택한 건 쉬어간다기보다 주변에 가득한 편백나무 때문이다.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수종으로 잘 알려져 산림욕에 그만이라는 편백나무를 만나는 건 언제나 기분좋은 일이다. 내리막길을 따라 고사리평원, 참나무숲길, 칼다리내, 삼나무숲, 밤나무숲, 진지동굴로 이어지는 코스를 완주하면 관음사로 가는 도로와 만난다. 완주까지는 1시간에서 넉넉잡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삼의악 트레킹 코스는 아라동에서 지난해 지역발전 특성화사업으로 삼의악 트레킹 코스와 연계해 지역의 주요 명소들을 엮어 만든 '아라동 역사문화탐방로'와도 연결된다. 역사문화탐방로는 관음사에서 출발하는 4㎞의 1코스와 산천단 인근에서 출발하는 1.5㎞의 2코스가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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