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어버이날을 맞아 '효행자'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는 김수연(왼쪽)씨와 김씨의 시어머니인 변여선 할머니. 강희만기자 7년간 홀로 계신 시어머니 병환 지극정성 살펴 하천리새마을부녀회장으로 노인공경사업 열심 "더 나빠지지 않고 지금처럼 옆에 계셨으면…" "오히려 시어머니의 큰 사랑을 받았고 특별히 잘해드린 것도 없는데 너무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면서도 부끄럽습니다." 제41회 어버이날을 맞아 '효행자'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는 김수연(50·서귀포시 표선면)씨. 그는 30년간 시부모님을 봉양하고 7년전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씨는 특히 지난해부터 하천리새마을부녀회장을 맡아 노인공경사업과 이웃돕기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을 경로당 및 지역 노인대학 등에서 노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을 실천해 왔다. 남편 고익상(55)씨와 농사일도 거뜬히 함께 하는 '여성농군'이기도 하다. 아들 시철(29)·문철(28)씨를 둔 김씨는 두 아들이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당부를 잊지 않고 건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늘 고맙다고 말한다. 김씨는 10년전 시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하염없이 솟구친다.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셔서 병원으로 모시고 갔는데 결국 '풍(뇌졸중)'으로 업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성산읍 삼달리에서 태어나 20대 초반에 시집와서 지금까지 김씨는 농사일을 놓은 적이 없다. 하우스감귤, 노지감귤, 밭농사까지 주름은 깊어지고 손은 거칠어졌지만 그의 효심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그는 시어머니에 대해 "늘 도와주시려고 애쓰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고령에 불편한 몸이신데도 늘 도와주시려고 합니다. 지금도 제가 빨래를 걷어놓으면 어느새 차곡차곡 개어 놓으세요. 시집오면서부터 '밖거리'에 사셨는데 혼자 모든 일을 하시려는 의지가 높은 분이죠. 그런데 아프시고 나서 마음을 다치셨는지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힘들어 하세요." 시어머니의 며느리 사랑도 남다르다. "어머니는 단 한번도 제게 잔소리를 한 적이 없어요. 또 어디가서 며느리 흉을 보시는 경우도 없어요. 지금도 제가 일을 하다가 늦으면 '언제 오냐'며 하염없이 기다릴만큼 저를 사랑하시는 분이세요." 시어머니에 대한 자랑이 길게 이어지더니 또다시 눈물방울이 뚝 뚝 뚝 떨어졌다. 김씨의 바람은 어머니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고 오래도록 지금처럼 옆에 계셔줬으면 하는 것. 얼마전 심장이 갑자기 안좋아 약을 드시는 것이 늘 걱정이다. 김씨와의 이야기를 마치고 시어머니 변여선(92) 할머니에게 며느리에 대해 묻자 그윽한 미소를 지으면서 답했다. "우리 며느리? 모두 잘하고 다 예뻐." 김씨 부부는 어머니가 창밖을 편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창가옆에 야트막하고 푹신한 의자를 놓았다. '어머니의 의자'인 셈. 그 의자에 앉은 어머니는 지금도 착하디 착한 며느리가 웃으면서 돌아오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8일 서귀포시 88올림픽기념체육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서 표창을 받는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