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맞아 모범교원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제주영지학교 오필선 교사는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교사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비쳤다. 강경민기자 photo6n6@ihalla.com 교직 사반세기 장애학생 현장체험 등 이끌어 "지금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열정과 소신" 오늘(15일)은 제32회 스승의 날. 학교마다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고 교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행사가 이어질 테지만 특수학교인 제주영지학교는 올해 별다른 기념식이 없다. 대신 수업을 마친뒤 교사들끼리 체육대회를 하고 조촐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중증 장애학생들이 적지 않아 여느 학교처럼 스승의 날 행사를 치를 여건이 안되는 탓이다. 제주영지학교 오필선(49) 교사는 "스승의 날이 돌아올때면 문득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서운한 마음은 없다"며 "아이들의 처지를 모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청각장애가 있는 제자가 졸업후 그를 찾아와 짤막한 인사를 건넨 일이 스승의 날에 얽힌 남다른 추억으로 떠오르지만 거동이 불편한 특수학교 졸업생들이 그 아이처럼 하기 어렵다는 걸 안다. 올해로 교단에 발을 디딘지 24년째. 특수교육 현장을 누벼온 오 교사는 스승의 날 청와대로 향해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즐거운 학교'를 늘 꿈꾼다는 그는 5년 가량 다른 특수학교에 재직했던 때를 제외하면 지나온 교직 생활의 대부분을 제주영지학교에서 보냈다. 지금은 교무부장을 맡으며 체육 전담교사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부산 출신으로 대구에 있는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오 교사는 당시만 해도 장애인 정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던 때였다고 했다.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공부하겠다고 했을 때 고교 담임교사가 "그런 학과가 있느냐"고 말할 정도였다. 임용시험에 합격해 1989년 제주영지학교로 초임 발령을 받은 그는 뜻이 맞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장애학생들의 현장체험 학습을 이끌었다. '장애인 이동권'이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에 "대학에서 배운 걸 실천한다"며 뛰어든 일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신문사, 방송국, 재래시장 등을 찾아가는 현장 교육을 펼치며 아이들에게 사회의 높은 '문턱'을 스스로 넘을 수 있는 작은 계기를 만들어줬다. 특수학교 교사들은 아이들이 한달, 6개월, 1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장애 유형에 맞는 교육을 통해 차츰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도 학부모들이 실망감을 드러낼 때 특수학교 교사들의 좌절감이 더욱 큰 것은 그 때문이다. 특수학교 교사의 길로 들어선 걸 후회한 적이 없을 만큼 학생들에게 애정을 쏟아왔다는 그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심성을 빼고 직업인으로서 교사를 선택한 이들을 보면 교육활동이 형식적으로 흐르는게 아닌가 여겨집니다. 지금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열정과 소신이라고 봅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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