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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장마·태풍이 온다](4)서귀포항 외항방파제 복구 언제쯤
상처 안은 채 태풍에 고스란히 노출
한국현 기자 khhan@ihalla.com
입력 : 2013. 06.13. 00:00:00

▲지난해 여름 태풍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서귀포항 외항방파제에 대한 복구공사가 다음달에야 착공될 것으로 보여 올해 또다시 피해가 반복될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태풍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서귀포항.

지난해 8월 태풍'볼라벤' 강타 피해 눈덩이
방파제·부두 항만시설물 파손 피해액 282억
복구공사 다음달에야 시작… 재난에 무방비

지난해 8월27일과 28일 제주지역을 강타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관광미항 서귀포항에 큰 상처를 남겼다. 강풍과 높은 파도로 외항방파제와 7·8부두의 항만시설물이 심각하게 파손됐는가 하면 1개당 무게가 72톤인 테트라포드(TTP·일명 삼발이) 2300여개가 파도에 휩쓸려갔고 안벽부 아스콘포장에 균열이 생기는 등 피해가 컸다. 당시 시민들은 "방파제와 TTP 등 서귀포항을 지탱하고 있는 각종 시설물이 한 순간에 훼손됐다"고 안타까워하며 태풍의 위력을 실감했다.

서귀포항 외항방파제는 1991년 기존방파제를 축조할 때 636억여원, 2001년 보강작업에 406억여원 등 1000억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설됐다. 7·8부두는 2007년 완공됐다. 서귀포항은 우리나라에서 파고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상기후에 의한 고파랑(高波浪) 출현빈도가 잦은 실정이다. 이를 고려해 방파제를 건설할 때 파고 9.5m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으나 태풍 '볼라벤'은 당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가 조사한 최대 높이 17.3m 파도를 동반하면서 속수무책으로 만들어 버렸다. 당시 제주도는 태풍으로 인한 서귀포항의 피해액을 409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가 썰물 때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TTP 상당량이 떠내려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282억원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서귀포항은 태풍 '볼라벤'이 남기고 간 상처 그대로를 떠안고 있다. 도에 따르면 서귀포항 외항방파제 복구공사는 다음달에 착공된다. 지난 4월초 발표한 '5월부터 복구공사 시작'과는 2개월이 늦다. 도는 "서귀포항 외항방파제의 구조물 안전진단과 복구공사를 위한 설계, 전문가 자문회의, 소방방재청 심의 등을 거치다 보니 착공이 다소 늦어졌다"며 "다음달부터는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귀포항 외항방파제 복구공사에는 국비 등 777억원이 투입되며 파손된 방파제 425m를 보강한다. 공사기간은 오는 2015년 12월까지다. 도는 방파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파고설계빈도를 높이고 시공방식도 변경했다. 국가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의뢰해 통상적인 50년 빈도의 설계파고가 아닌 '볼라벤'급의 11m 최대 설계파고를 적용했다. 또 기존의 72톤급 TTP 소파블럭 대신에 서로 엇물림(결속력)이 우수한 새로운 형태의 100톤급 DOLOS-Ⅱ를 적용, 파도의 힘에 의해 소파블럭들이 서로 결속할 수 있도록 시공한다. 이와 함께 외항방파제의 바다측 기울기를 기존 1대 1.5 경사에서 1대 2.5의 완만한 경사로 설계해 높은 파도가 서서히 줄어드는 효과를 발생하게 하면서 태풍피해 이전의 방파제보다도 파도의 압력에 의한 힘이 현저히 줄어들게 설계했다. 도 관계자는 "강한 태풍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반영구적으로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도 '반갑지 않는 손님'인 태풍을 맞이해야 한다. 기상청은 올해 태풍은 1~2개 정도가 발생하며 그 위력은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귀포항 외항방파제 복구공사는 계획대로라면 2년6개월 후에 준공된다. 올 여름과 가을초에는 파손된 상태에서 태풍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오지말라고 해서 안오는 태풍이 아니다. 태풍시기를 피해 복구공사를 하고 도가 발표했던 것처럼 반영구적인 시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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