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음력 7월 15일)을 앞두고 도내 본향당에서는 마불림제가 열린다. 장마 기운을 날려 보내고 풍어와 풍농을 기원하는 제주의 여성들이 본향당을 찾아 정성스레 준비한 제물을 올리고 제를 지낸다. 김명선기자 백중 앞두고 제주 섬 본향당서 마불림제 열려 장마기운 보내고 풍요기원하는 단골 모여들어 음력 7월 중순 제주의 대지에는 아직도 뜨거운 해가 작렬한다. 백중(음력 7월 15일)을 앞두고 도내 본향당에서는 마불림제가 열린다. 마불림제는 곡식의 풍요를 기원하는 일기 조절 성격의 무속의례이다. 마불림제는 신과세제, 영등제, 시만국대제와 더불어 당굿의 4대 제일(祭日) 가운데 하나이다. 대개 음력 7월 13~15일쯤에 각 마을마다 장마 기운을 날려 보내고 곡식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행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많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마불림의 '마'는 장마(霖)와 곰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불림'은 바람에 날려 보내버린다는 말이다. 따라서 장마 기운을 날려 보내고 조 농사 등 곡식의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마불림'은 '장마풀림' , '장마가 갬'이라는 말도 된다. 이 시기에 풋감을 따서 갈옷을 만드는 것으로 보아도 '마를 햇볕에 말리는 건조의례'가 마불림제의 세시에 들어맞는다. 한편 우마증식의 성격은 '마'를 말(馬)로 보고 '불림'을 증식의 의미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마불림제의 시기가 백중제의 시기와 겹쳐서 행해지는 경우가 있어 두 의례에 대한 인식이 중첩된 것으로 여겨진다. 마불림제의 제일(祭日)은 보통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송당 본향당 당신계열로 7월 13일 또는 14일경에 지내는데, 백중제와 겸한다. 백중제는 우마번성을 기원하는 목축 의례로 '테우리코사', '쉐멩질'이라 하여 마소를 방목하는 목동들의 명절과 겸하고 있다. 당굿에서는 산신 놀이를 하는 등 마불림보다는 오히려 백중제가 더 비중이 크다. 둘째는 중문 하로산계열로 8월 추석에 지내는데, 당굿을 하기 전에 제단의 궤문을 열고 옷을 꺼내어 볕에 말리기도 하지만 가을 수확의 풍등을 기원하는 추수감사제를 겸하고 있다. 셋째는 토산당 당신계열로 6월 17일 또는 18일에 지내는데, 대제일(大祭日)이 6월과 11월 두 번 있으며, 그 이외에는 부정기(不定期) 제일로 이렛날이나 여드렛날 생기에 맞춰가기 때문에, 6월의 당제는 '마불림제'인 동시에 산육치병의 굿과 풍농 굿을 겸한다.(제주도 무속연구) 당굿기록팀은 최근 서귀포시 수산리와 제주시 월정리에서 열린 마불림제를 찾아 생생한 현장을 기록했다. 본향당에서 열린 풍어와 풍농을 기원하고 가족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주의 여성의 모습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아냈다. 제주에서 백중에 관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남국의 민속(진성기)'에 소개되고 있는 이 설화에 의하면 백중은 농신(農神)으로 상정되고 있다. 그 내용은 "제주도의 목동이 곡식과 가축을 지키려고 옥황상제의 명을 어겼는데, 이로 인해 노여움을 받아 자결했다. 그 후 농민들이 그가 죽은 날인 음력 7월 14일을 백중일이라 하여 제사를 지내 그의 영혼을 위로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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