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뜻한 사람들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35)어우렁 적십자봉사회
"제 것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사회 꿈꿔"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3. 10.17. 00:00:00

▲집수리 관련 기술을 가진 사람들 중심으로 결성된 어우렁 적십자봉사회는 주로 제주시 화북지역 저소득층 가구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집수리 기술 가진 회원 중심으로 2011년 결성
화북지역 내 저소득층 가구 찾아 집수리 봉사

'어우렁더우렁'이란 우리말에는 흥이 묻어난다. 뭘 하더라도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할 때가 더 신이 나고 힘이 솟는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보다 여럿이 손잡으면 더 큰 힘이 나온다. 어우렁 적십자봉사회(회장 김경빈)가 꾸려진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어우렁 적십자봉사회는 집수리 봉사단체다. 집수리 관련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2011년 8월에 결성됐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회원은 스무 명 안팎. 전기, 도배, 보일러, 창호 등 저마다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회원들이 모인 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가 많다. 그들의 손을 거치면 집안 구석구석이 낡은 태를 벗고 새로운 옷을 입는다.

김경빈 회장은 "현재 회원 18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자영업, 공무원, 주부 등 다양하다"며 "회원들 중에 기술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함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봉사회 활동은 주로 제주시 화북동 안에서 이뤄진다. 화북지역 내에 저소득층 가구를 찾아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지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는 게 그들의 일이다. 최근 찾은 집에선 지붕을 새로 올려주기도 했다. "비가 올 때마다 물이 샜던 집이라 지붕 전체를 뜯어내야 했다"며 "하루 안에 끝낼 수 있을까 했는데 회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으니 가능했다"며 김 회장이 웃었다.

수리한 집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주위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잦아졌다. 화북을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는다. 최근에는 제주자치도자원봉사센터가 진행한 '섬마을 선생님 재능나눔 봉사활동'에 동행해 우도와 가파도를 방문했다. 김 회장은 "우리의 도움이 당장 급한 불을 끄는 정도 밖에 안 될 때도 많지만 그것만으로도 고마움을 표하는 분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봉사회 회원들은 자신들이 잘하는 일로 나눔을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생업으로 삼던 수리, 도배 기술 등을 남을 돕는데 쓸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 "저희가 가진 기술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데 뿌듯함을 느낍니다. 시간적 여유만 된다면 더 많은 곳에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 기술의 값어치를 다시 한 번 느끼기도 한다"고 김 회장이 말했다.

어우렁 적십자봉사회는 모두가 더불어 사는 동네를 꿈꾼다. 주민들이 서로를 도와주며 함께 잘 살아가는 게 봉사회의 바람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어려운 가구를 찾아 집수리 봉사를 해 나갈 겁니다. 더 많은 분들이 주변 사람들과 제 것을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