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빛 억새물결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따라비오름'이 떠오르고 있다. 따라비오름은 오름 전체가 억새로 덮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현숙기자 '제주의 가을은 억새로 물든다' 곡선의 미학을 볼 수 있는 오름 '떠난 이의 그 호젓한 뒷모습에/아직도 가을이 남아 있거든/억새꽃 다발을 보내셔요/한아름 가득 보내셔요 제주의 가을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그 절정의 한가운데 은빛으로 찬란하게 흔들리는 억새물결이 있다. 그래서 '제주의 가을은 억새로 물든다'는 말이 나온 모양이다. 한 시인은 '떠난 이의 호젓한 뒷모습에 가을이 남아있거든 억새꽃 다발을 보내라'고 노래한다. 제주 억새를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는 '산굼부리'다. 조천읍 비자림로에 있는 산굼부리는 가을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은빛 억새물결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따라비오름'을 추천한다. 유홍준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7-제주편'을 들여다보면 '따라비오름'은 가을 억새가 피어날 때 가장 아름답다고 쓰여 있다. 그만큼 따라비오름은 오름 전체가 억새로 덮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발 342m, 높이 107m, 둘레 2633m에 이르는 오름에 살랑거리는 억새물결을 본 이들은 '따라비오름'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따라비오름은 가시리에서 제동목장을 지나 제주시와 성읍리로 가는 사거리에서 성읍리 방향으로 120m 가다가 왼쪽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80m를 가면 철조망이 쳐진 목장입구가 나온다. 말들이 방목되고 있는 목장을 북서방향으로 100m 거슬러 올라가면 이번에 오름 입구로 들어갈 수 있다. 따라비는 아름다운 곡선의 미학을 만날 수 있는 오름이다. 탐방이 시작되는 남쪽면은 그냥 평범한 오름 같지만 정상에 오르면 그게 아니다. 3개의 굼부리가 모여 하나가 됐다. 3개의 굼부리는 저마다 완만한 곡선미를 자랑한다. 따라비의 진면목은 북쪽면이다. 새끼오름 방면에서 바라보면 크고 작은 봉우리가 줄을 잇는다. 그 오름에서 오름으로 이어지는 곡선은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오름 정상에 서면 조랑말체험공원과 풍력발전단지, 말 목장을 아우르는 멋진 경관도로인 녹산로가 멀리 한라산 자락을 배경으로 훤히 조망된다. 오후에 발길을 해서였을까. 내려올 때 쯤 석양이 물드는 오름의 억새는 황금빛을 뿜어낸다. '따라비'라는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다. 주변에 모지오름·장자오름·새끼오름을 거느린 '땅의 할아버지' 오름이라는 의미로 '땅하래비'에서 비롯돼 '따래비'가 됐다고 하는 '설'이 있다. 사실이 아닐지라도 이야기같은 오름이름 유래가 미소를 띠게 한다. '따라비오름'은 가시리 마을이 자랑하는 명품길 '갑마장 길'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갑마장길'코스는 두 개. 7시간 코스인 20km(갑마장길)와 그 절반의 10km(쫄븐갑마장길)다. 두 길은 모두 '따라비오름'을 거치게 된다. 가시리 사람들이 제주 섬 368개 오름 중 가장 예쁘다고 자랑하는 오름이다. 따라비오름은 천천히 걸어도 50분이면 왕복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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