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생활 8년째인 김효숙씨는 제주의 정서나 문화를 모르면 이방인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에 열심히 찾아다니며 제주어를 배웠다고 털어놨다. 강희만기자 시골집 밖거리 살며 제주어· 문화에 관심 아이들에 지역유산 매개 제주어교육 계획 제주에 살기로 마음먹고 그가 처음 머물렀던 곳은 서귀포시 안덕면 어느 노부부의 집이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바깥채'를 뜻하는 그 집 밖거리(밧거리)에 사는 동안 느낀 게 많았다. 부부 사이에 오가는 대화를 듣고 이야기를 나누며 제주어에 관심을 두게 됐고 제주사람들의 삶에 눈길이 갔다. "제주어의 뜻을 몰라 절반 정도 밖에 알아듣지 못했지만 부부의 말씨가 참 따뜻하고 정감있었다. 그 분들을 통해 제주에 대한 인상이 더욱 좋아졌고 제주의 정서나 문화를 모르면 이방인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에 열심히 찾아다니며 배웠다." 올해로 제주생활 8년째인 김효숙(56)씨. 말을 할 때면 고향 부산의 억양이 고스란히 배어나는 그이지만 사단법인 제주어보전회 회원으로 단체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이끌어온 사람이다. 오랫동안 어린이집 등에서 근무해온 터라 제주어보전회에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운영할 때면 그의 손길이 빠지지 않는다. 그가 제주어보전회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제주어 선생 육성교육과정'을 통해서다. 지난해 제3회 과정을 마쳤다. 낮 시간대 강의가 개설된 탓에 세 차례의 도전 끝에 간신히 수료증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수강생의 참여폭을 넓히려면 직장인을 위해 교육 과정을 야간 강의로 바꿔야 한다"고 주최측에 몇차례 건의했다. 그의 제언대로 4회째인 올해부터는 저녁에 강의가 개설됐는데 50명 모집에 100여명의 수강생이 몰렸다. 김씨는 지금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우리하도지역아동센터' 시설장으로 있다. 일터가 제주시 도심과 멀어 예전만큼 제주어보전회 사업을 돕지 못하지만 그 대신 아동센터에서 제주어 교육을 펼칠 꿈이 있다고 했다. 마을의 별방진 유적, 해녀, 노동요 등을 매개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제주어와 제주 문화를 익힐 수 있는 시간을 갖고 공연 작품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제주시 용담동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할 때는 제주어 시낭송회를 가진 적이 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양전형 시인의 시집 '허천 바레당 푸더진다'('한눈 팔다가 넘어진다')에 실린 '아덜아'('아들아') 등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사연이 담긴 시를 골라 함께 읽고 작가와의 만남을 마련했다. "제주도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아래아'로 쓰여진 간판들이 많아 놀란 적이 있었다. 까마득히 잊혀진 문자가 제주에 살아있구나란 생각에 가슴이 뛰더라. 이런 제주어가 어른들만 쓰고 사라져서는 안되지 않을까 싶다. 초등학생이나 유치원 아이들을 위한 알맞은 제주어 교재 개발이나 교육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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