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터뜨기 방식으로 만들고 있는 목도리. 가장 쉬운 방법이라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 정성이 없으면 못할 일이다. 뜨개질 코를 한 땀 한 땀 뜨다보니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누군가에게 손수 뜬 무언가를 받는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아침저녁 찬 기운이 겨울을 알린다. 이맘때는 '뜨개질의 계절'이다. 따뜻함이 간절해지면 사람들의 손이 분주해진다. "요즘이 제일 손님이 많은 시기예요. 스웨터, 코트, 목도리 등을 직접 만들어 착용하려는 분들이 찾아옵니다." 햇살가득 뜨개방 윤문숙 대표의 말이다. 그는 실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뜨개질을 가르쳐주고 있다. 기자도 배워봤다. "뜨개질을 해본 적은 있지만 어렸을 때의 일이라 기억이 어렴풋하다"고 말하자 윤씨가 줄바늘과 하얀 실몽당이를 건넸다. 그러곤 '코잡기' 시범을 보였다. 길쭉한 바늘에 여러 개의 매듭을 연이어 만들어 나갔다. 이게 뜨개질의 기본이란다. 이왕 배우는 거 목표를 세웠다. "초보자들은 목도리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 그게 익숙해지면 모자, 조끼, 스웨터 등으로 난이도를 올려나간다"는 윤 대표의 말에 목도리를 짜보기로 했다. 맘에 드는 실을 고르고 배운 대로 코를 잡았다. 대바늘뜨기의 방식 중에서도 '가터뜨기'를 택했다. 한쪽 방향으로만, 즉 겉뜨기만 알면 쉽게 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할 만했지만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헷갈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면 할수록 손이 절로 움직인다. 어릴 적 했던 뜨개질이 지문처럼 손에 남아있는 듯했다. 한 줄을 뜨고, 또 한 줄을 더 떴다. 온전히 바늘과 실이 생각의 중심이 된다. 평소와 다른 손의 움직임에 손가락이 뻐근했지만 재미가 붙는다. "뜨개질은 마약과 같다"는 윤 대표의 말이 헛말은 아니었다. "뜨개질을 하면 집중을 하게 돼요. 생각이 복잡할 때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나만의 뜨개 작품을 완성한 뒤에 성취감도 크고요. 그래서 한번 재미를 붙이면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중독성이 있죠." 윤 대표는 "손뜨개에는 기계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따뜻함이 있다"고 했다. 첫인상은 투박하지만 보면 볼수록 진국인 사람처럼, 손뜨개에도 그런 매력이 있단다. "작품을 하나 만드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만큼 정성 없이는 하지 못하는 일이죠. 선물을 주려고 뜨개질을 할 때는 받을 사람 생각에 행복해져요. 그만큼 사랑은 더 커지고요." 바깥바람이 차니 손뜨개와의 만남이 더욱 따뜻했다. 문의 햇살가득 뜨개방 755-6977.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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