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13일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오리엔테이션 워크숍은 제주밭담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김지은기자 아·태 지역 오리엔테이션 워크숍 태국서 개최 제주밭담, 논농업 위주 농업유산과 차별성 부각 농업주체와 유기적인 협력 관계 형성은 과제로 세계중요농업유산을 향한 제주밭담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2~13일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오리엔테이션 워크숍은 제주밭담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밭담은 기존 논농업 위주의 세계농업유산과의 차별성으로 참가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제주밭담을 보존·활용하는데 있어서 지역주민들의 이해가 부족한 건 풀어야 할 과제로 제기됐다. 세계농업유산이 제주농업 발전을 위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도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농업유산 등재 이후에 관련 프로그램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아태 지역 농업유산 담당자 한자리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농업유산 아태 지역 오리엔테이션 워크숍이 지난 12~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렸다. 아시아 각국의 세계농업유산 전담 공무원과 전문가, FAO 관계자 등이 관련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번 워크숍에는 16개국이 참석했다. 일본, 중국, 필리핀, 인도 등 세계농업유산 보유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세계농업유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의 대표단이 자리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역의 농업환경을 유지해 나가면서도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세계농업유산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몰디브 대표 이브라힘 사바우씨는 "농촌지역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 농업을 보존하고 농촌을 살릴 방안을 찾기 위해 세계농업유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제주 세계농업유산 등재TF팀은 잠재적 등재 지역의 한 곳으로 제주밭담을 소개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제주농업을 지탱하게 도운 밭담의 가치를 강조하고 기존 논농업 위주의 세계농업유산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TF팀은 문화경관을 넘어 농업시스템으로서의 밭담의 역사와 역할을 알리는 것에도 주력했다. 돌 많고 바람 강한 화산섬에서 제주인이 천년 이상 삶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밭담의 역할이 컸음을 강조한 것이다. 발표를 맡은 제주국제교육지원센터의 유원희 원장은 제주 밭작물인 양파 등을 이용한 천연염색 작품을 선보여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제주밭담의 경관이 흥미롭고 규모나 독창성 면에서도 탁월하다는 게 FAO와 참석자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제주가 얻은 것 이번 워크숍에는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 등 세계농업유산 보유국의 담당자들이 참석해 자신들의 농업유산 관리 정책과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했다. 제주밭담과 청산도 구들장논의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도와 정부의 입장에선 그들과의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좋은 기회였다. TF팀의 총괄 책임자인 강승진 박사(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는 "등재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해 세계농업유산 신청서를 작성하고 보완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만난 일본,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세계농업유산 관련 주요 관계자들과의 관계를 이어나간다면 해당 국가의 경험과 노하우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풀어나가야 할 과제 이번 워크숍 기간 동안 FAO 관계자와 농업유산 전문가 등은 제주밭담의 '액션플랜(실천계획)'을 보완할 것을 강조했다. 지역 유산을 적극 활용해 전통농업문화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행정 중심으로 추진할 게 아니라 농업 주체와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일본 유엔대학의 나가타 교수는 "지역주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프로젝트를 원활히 진행하기도 힘들다. 일단 지역주민들이 세계농업유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이해가 뒤따르면 그 뒤에는 자연스레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주TF팀은 지역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도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노토와 사토 지역의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 사례를 참고해 국가농업유산인 제주밭담과 청산도 구들장논의 연계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해 나갈 예정이다. 내년 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FAO 세계농업유산 총회가 열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새로운 등재 지역이 발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세계무대를 향한 제주밭담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졌다. 태국=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전문가 리포트]"밭담 세계유산 인정 도민 관심을" 이번 워크숍은 5세션으로 구성됐다. 1세션에서는 GIAHS의 개요 해설, 2세션에서는 기 등재된 중국, 일본, 필리핀, 인디아의 농업유산 관리·활용에 대한 사례발표가 있었으며, 3세션에서는 등재기준과 절차, GIAHS의 응용 프로그램 프로세스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4세션에서는 GIAHS 등재를 추진 중인 제주도를 비롯한 14개 국가의 농업유산 소개와 발표, 5세션에서는 농업 발전을 위한 향후 방안과 지역 간 네트워크 구축방안을 논의했다. 제주도는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의 고유성을 강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농업·농촌의 발전과 농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실행계획을 제시해 이번 워크숍에 참석한 많은 아태지역 농업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다른 나라들의 농업유산 관리·활용사례에 대한 인식과 함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가 됐다. 특히, 코하프칸(Parviz Koohafkan) 박사의 GIAHS의 시너지효과와 개발전략, GIAHS간 연계 구현 프레임워크와 환경서비스 사례와 경험, 농업유산의 관광자원화 방안에 대한 발표는 향후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의 GIAHS 등재가 제주지역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게 될 것인지를 내다보게 하는 내용이어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편, 새로운 GIAHS 코디네이터인 이네모토(Masahito Enomoto)를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 향후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의 등재 추진과정에 대한 협의도 이뤄졌으며, GIAHS 관계자와 전문가들로부터 제주도의 향후 실행계획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농업유산의 관리와 활용에 농민이 주체가 돼야 함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것을 주문하며 제주지역의 농업유산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제주밭담은 올해 1월에 국가농어업유산으로 지정됐고, 효율적인 관리·활용을 위한 도조례도 제정됐다. 이에 발맞춰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적인 유산으로 인정을 받는 데는 다양한 과정과 절차가 따르는 만큼 다소간의 어려움도 불가피하다. 때문에 언론의 많은 홍보지원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도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 하겠다.<강승진 세계농업유산 등재 TF팀·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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